쿠팡 노조 "대표 만나러 갔는데 뒷수갑…경찰, 폭력연행 사과하라"
송파서에 "폭력연행에 대한 공개 사과 및 진상규명" 요구
권영국 "도둑질한 자 잡으랬더니 문제 제기한 사람들 재갈"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산업재해 사망에 대해 경영진 사과를 요구하고자 본사 진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노동자들이 "폭력 연행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대책위) 및 법률 대리인 등 10명은 16일 오전 10시쯤 서울 송파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수막에는 '쿠팡과 결탁하여 노동자를 탄압하는 경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앞서 쿠팡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지난 10일 오후 2시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진입을 시도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에게 단체협약 개최를 요구하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노조 관계자 등 4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나 당일 석방됐다.
연행된 노동자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상현 변호인은 "시위를 시작한 지 20분도 되지 않았고, 경찰이 도착한 지는 10여분 밖에 되지 않은 시간에 이미 현행범 체포가 완료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과연 로비에서 평화적으로 구호를 외치고 있던 쿠팡 물류센터 지회 간부들에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었다고 볼 수 있냐"며 "경찰은 도착한 지 채 몇 분 되지 않아 이들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바닥에 눕혀 제압하고 몇몇 활동가들에게는 뒷수갑이라는 비인권적 수단까지 동원했다"고 성토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 겸 쿠팡대책위장은 최근 롯데백화점 관계자가 노조 조끼를 입은 노조원에게 퇴장을 요구한 사례를 들며 "경찰도 똑같이 노조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이 마치 우리 사회의 공공질서를 위협하거나 유린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을 대하고 있는 것 아닌지 매우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본사를 방문한 쿠팡 노동자들을 연행한 경찰을 향해 "도둑질한 자를 잡으라고 요구했더니 오히려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조용히 하라고 수갑 채우고 재갈을 물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쿠팡물류센터지회 간부와 연대활동가에 대한 폭력연행에 대한 공개 사과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 및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경찰청에는 "그동안 쿠팡에 취업한 (경찰 출신) 이들이 어떤 로비행위를 했는지 조사하고 그와 연관된 사건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했다.
앞서 연행됐던 노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 종료 후 경찰 조사에 출석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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