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겹 껴입어도 추워요"…영하 11도 한파와 싸우는 야외 노동자
배달원·시장상인,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장갑·귀마개 '중무장'
오전 8시 기준 서울 -7.3도·…한낮에도 전국 대부분 0도 안팎
- 김종훈 기자,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강서연 기자
"옷을 다섯 겹 입고 나왔는데도 너무 추워서 힘드네요."
3일 오전 8시 10분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에서 만난 20년차 유제품 판매원 성 모 씨(69·여)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고개를 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오전 4시 30분쯤 출근했다는 성 씨는 장시간 야외에서 일하는 직업 특성상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추위가 가장 무섭다고 했다. 외투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성 씨는 "여름에는 더우면 옷이라도 얇게 입지만 겨울 추위는 피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 기온은 -7.3도를 기록해 전날 같은 시각(0.4도)보다 7도 이상 뚝 떨어졌다.
시장 내 상인들은 전날보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추위를 피하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게 안쪽에는 붉은 빛을 뿜는 전기난로를 틀었다. 그래도 한기가 느껴지자 일부 상인들은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며 몸에 열을 내기도 했다.
같은 날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도 상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추위와 싸웠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강성복 씨(61·남)는 "가게에 있을 때는 그래도 버틸만 하다"며 "배달할 때 전동차를 타고 가는데 그때는 귀가 너무 시렵다"고 했다.
급격히 내려간 기온에 손님 발길이 끊길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청과물 중도매업을 하는 A 씨는 "야외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과일 어는 것도 걱정"이라며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손님들이 따뜻한 대형마트로 가지 시장에서는 잘 안 산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은 이날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 등에 한파특보가 발효돼 다음 날(4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 아침기온이 -5도 안팎으로 낮겠다고 예보했다. 낮 기온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도 0도 내외에 머물러 추운 날씨가 되겠다. 이날 최저기온은 -11~-1도, 최고기온은 -5~7도로 예보됐다.
지역별 상세 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6.5도 △인천 -7.2도 △춘천 -6.4도 △강릉 -3.1도 △대전 -3.9도 △대구 -2.6도 △전주 -2.3도 △광주 -0.6도 △부산 1.6도 △제주 7.4도다.
최고 기온은 △서울 -3도 △인천 -2도 △춘천 -1도 △강릉 1도 △대전 0도 △대구 3도 △전주 1도 △광주 3도 △부산 7도 △제주 9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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