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덕여대 '공학전환 권고' 앞 학생총투표…대자보도 잇따라
"우린 아직 여기에"…남녀공학 전환 반대 및 래커 제거 행사 비판
'점거 대비' 본관 잠근 학교…중운위, 학생총투표 결과 전달 예정
- 신윤하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동덕여자대학교 공학전환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권고문 발표를 앞두고, 동덕여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가 공학전환에 대한 학생총투표를 진행해 학교 측에 전달하기로 했다.
점거 시위 1년 만에 또다시 공학전환을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잇달아 부착하고 있다.
중운위는 이달 초로 예정된 공론화위의 권고문 발표를 앞두고 '공학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총투표를 실시한다.
해당 안건은 오는 3일 오전 8시부터 5일 오후 6시까지 실시되며, 동덕여대 재학생 과반수의 참여가 필요하다.
중운위 측은 총투표 진행 배경에 대해 "현재 (공론화위에서) 최종 권고안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해당 결과가 어떤 것으로 나오는지와 상관없이 최종 이행 여부는 총장이 결정하는 구조"라며 "권고안 발표 이후 학우들의 이야기를 한 번 더 전달해 최종 결정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생총투표 진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지난달 26일부터 본관의 출입을 제한하고, 4일엔 학생·교수·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캠퍼스 건물 래커 제거 행사'를 진행한다. 본관 출입 통제 조치는 학생들의 점거 농성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단 점을 고려한 조치로 확인됐다.
3일엔 '2025년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전환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가 예정돼 있다.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 래커 제거 행사는 공학전환 공론화위가 권고문을 발표하기 전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다. 지난 7월 출범된 공론화위는 이달 초 권고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고, 학교 측이 공지한 래커 제거 행사가 공학전환 정당화를 위한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단 내용의 대자보가 잇달아 부착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시위 복구 비용으로 제시한 '54억 원'의 산정 근거 등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래커 제거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학생들 개인의 신원을 언론에 노출하겠단 의도일 뿐이라고 규탄했다.
첫 대자보는 지난달 28일 본관 입구에 부착됐다. 자신을 재학생이라 밝힌 A 씨는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 "학교는 여전히 54억 원 산정 근거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래커 제거 행사라는 이름으로 그 기억을 지우려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시위와 대자보, 두 차례의 학생 총회를 통해 동덕여대의 공학전환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으며, 여대를 지키고자 하는 우리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재학생은 이날 오전 본관에 또 다른 대자보를 게시해 "12월 4일에 예정된 것은 래커 제거 행사가 아니다. 학교 측의 공학전환 정당화를 위한 여론조작 밑바탕을 위한 작업"이라며 "공학전환 공론화 결과 발표라는 것도 기가 막히는데, 그 결과를 수용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총장의 선택과 재량의 영역에 둬야 하는 게 진정한 공론화 결론이라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한 익명의 재학생은 정문에 '우리는 아직 여기에 살아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이미 학생 탄압의 선례가 됐다"며 "동덕여대가 지켜온 가치와 여성 공간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대자보들 위엔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 '동덕의 학생들은 자랑스러운 여성으로서 졸업하고 싶습니다', '여성 중심 교육 환경이 계속 지켜지길 바랍니다' 등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기도 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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