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브레이킹 체인스' 윤곽…불법자금 추적 '아이그립' 전면 가동(종합)

5년간 인터폴 '해치' 작전으로 5000명 검거·4억 달러 회수
2주 뒤 모로코 인터폴 총회서 새로운 결의안 상정 예정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과 각국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 2025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한국 경찰청이 주도하는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공동작전 첫 대면회의이며 인터폴·아세아나폴·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3개 국제기구와 라오스·말레이시아·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총 16개 공조국이 참석한다.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우리나라 경찰이 주도하는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공동작전 '브레이킹 체인스'의 첫 대면회의에서 협의체의 윤곽이 공개됐다. 협의체는 스캠 단지 추적의 연결성을 비전으로 삼는 한편 불법 자금 회수와 동결을 위한 '아이그립' 시스템을 전면 가동한다.

경찰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16개 공조국 대표단이 참여하는 초국가 스캠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간의 작전 경과가 발표됐다. 박재석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대한민국은 2020년부터 사이버 금융 범죄에 대응하는 인터폴 핵심 사업인 해치(HAECHI) 작전을 이끌어 왔다"면서 "지난 5년간 이 작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5000명 이상을 검거하고 4억 달러가 넘는 불법 자금을 회수·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아이그립'과 같이 국경을 넘어 불법 자금을 신속히 추적·차단하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을 위한 글로벌 공조작전'(Breaking Chains·브레이킹 체인스)의 핵심 목표는 △스캠 단지의 물리적 거점 확인 및 각국의 주권적 법 집행 지원을 통한 거점 무력화 △공조 과정에서 피해자 식별 보호 절차를 통한 안전한 구출과 지원 △인터폴 아이그립의 전면 가동을 통한 범죄 조직의 자금 흐름 신속 차단 △인터폴 도피 사범 추적 작전을 통한 피의자 추적 및 국경 통로 차단 등 네 가지다.

브레이킹 체인스는 △공정성 △연속성 △지속 가능성 △연결성을 비전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매년 다른 회원국이 의장국을 맡고 전·현임과 차기 의장국이 공동으로 협의체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회원국 간 정보 교류와 협력, 합동 대응을 지원하는 사무국을 운영한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대한민국 경찰청은 초대 의장국으로서 이러한 기반을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2주 뒤 모로코에서 열리는 인터폴 총회에서 국제 공조협의체를 인터폴 시스템과 제도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인터폴, 아세아나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3개 국제기구와 16개 공조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회의'는 11~12일 양일간 서울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국, 브루나이, 베트남, 영국,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캄보디아, 캐나다, 태국, 필리핀, 호주, UAE 등이 참여한다.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 경찰청이 주도하는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 공동작전인 브레이킹 체인스의 첫 대면 회의다. 작전명 '브레이킹 체인스'는 스캠센터, 인신매매, 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 범죄 피해자들을 '범죄의 사슬'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회의에서는 각국이 선정한 스캠·사이버 등 24건의 조직범죄 사건과 관련 추적단서 75건에 대한 자료를 교환하고, 피의자 검거·송환 등 구체적 공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스캠조직 관련 사건 8건에 대해서는 피의자 검거 및 피해자 구출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이 논의된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회의는 국제사회가 초국가 스캠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의 틀을 실행 단계로 옮기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한국 경찰은 각 국가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캠 범죄 단지 근절의 실질적 진전을 이끌고 피해자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