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언제 와?" 초조한 기다림 美구금 가족들…"몽실아빠" 피켓도 등장

남편·장인·동료 기다리며 장기 주차장서 수시간째 대기 중
한국인 직원들, 오후 3시쯤 고국 땅 밟을 예정…기다리던 가족 품으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들을 태울 대한항공 전세기가 10일 미국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대기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인천공항=뉴스1) 권진영 윤주현 송송이 유채연 박소영 기자

초등학생 아이들이 아빠 언제 오냐고 그러더라고요. 아빠는 죄가 없는데…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이 12일 고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구금 일주일만이다. 이들이 탄 전세기를 기다리는 가족 10여 명은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모여 애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날 아침부터 대전에서 남편을 맞이하러 왔다는 최 모 씨(30대)는 "처음에 문자로 구금됐다고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최 씨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아빠 언제 오냐고, 감옥 갔는데 아빠는 죄가 없지 않냐"고 묻는다며 "남편이 추석까지는 쉰다는데 평소에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으니 같이 밥 먹으러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를 기다리는 협력업체 직원 차 모 씨(40대·남)는 "갑자기 동료들이 잡혀들어갔다고 하니 깜짝 놀랐지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인어른을 위해 대형 피켓까지 준비한 윤다운 씨(40대)는 "(귀국) 소식을 듣고 장모님과 함께 출발했다"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장모님이 아버님과 통화한 후 밝아지시고 얼굴도 좋아져 가족들도 맘을 놓았다"고 했다.

그는 장인어른이 키우시던 강아지 이름을 넣어 '몽실 아빠'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아버지가 만으로 65세가 넘으신 걸로 아는데 별일 없었길 바랐다. 사측과 정부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해 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12일 미국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직원의 귀국을 기다리는 가족이 반려견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9.12/ⓒ 뉴스1 윤주현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됐다가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들은 잠시 후인 오후 3시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다. 입국장에서 장기주차장까지는 버스로 이동한 다음 택시 등 사측이 준비한 교통수단을 통해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입국장 인근에는 현재 국내외 언론 약 30개 사가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안전을 위한 벨트 등이 쳐졌다.

인천경찰청은 기동대 1중대 및 인천공항경찰단 소속 인력 총 130여 명을 투입해 혼잡한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