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촌역 일대 연이은 인명 사건·사고에 주민들 마음도 '불안'
사흘 사이 같은 지역에서 사고사·투신 사망 발생
경찰, 세 모녀 투신한 자세한 경위·사정 파악 중…타살 혐의점 없어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그 맨홀 사고도 그렇고 왜 이렇게 사람이 죽는 거야"
27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은 간밤에 발생한 모녀 3명의 추락 사망 사건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일부 주민들은 사흘 전 맨홀 공사를 하던 작업자가 숨진 데 이어 또다시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혼란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건 현장 근처 편의점 앞에 선 인근 주민 2명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사건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왜 이리 사람이 죽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런가 하면 자전거를 탄 남성, 인근 부동산중개인 등도 사건 현장에 들러 무슨 일인지 살피고 갔다. 한 할아버지는 한참 동안 발을 떼지 못하고 가만히 오피스텔을 바라봤다.
이날 <뉴스1>이 직접 확인한 사건 현장은 정리가 대부분 끝난 상태였다. 세 모녀가 발견된 오피스텔 주차장 부근에는 주차 금지 차단봉 2개만이 세워져 있었다. 단 바닥에는 미처 지워지지 않은 혈흔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9시 27분쯤 40대 어머니와 10대 딸 2명이 12층짜리 주상복합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당시 딸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눈을 감았다.
어머니 A 씨는 남편과 별거하며 해당 주상복합건물에서 딸 2명과 함께 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세 사람이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옥상에는 나무 벤치 하나가 옥상 벽 바로 앞에 놓여 있었다. 그 주위로는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둥그렇게 둘러져 있었다. 옥상 벽의 높이는 대략 140㎝쯤으로 평균적인 성인 여성의 몸이 실수로 넘어갈 만한 구조는 아니었다.
이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사건 소식에 깜짝 놀라며 "지난 밤에 크게 쿵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는 정확히 몰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입주민은 "운동이 끝나고 나서 들어와서 이미 (현장 처리 천막 등이) 쳐져 있는 것만 봤다"고 말했다. 세 모녀 이웃을 본 적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입주민끼리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주민 중에는 현장 주변에 몰려든 언론을 통해서야 사건 소식을 접한 이도 있었다. 일부 주민은 경찰에 "새벽에 누가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누른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유족이자 별거 중이던 A 씨의 남편을 불러 사건 전후 상황을 살피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세 모녀의 사망에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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