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화재경보기 오작동 속출…소방 헛걸음 올여름만 2만건
안전불감증 높이고 소방력 낭비 우려…경보기 교체·꼼꼼한 관리 필요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위이잉~"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의 단잠을 깨우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민 A 씨는 주변을 살피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관리사무소로 연락해 사이렌이 울린 원인을 물어봤다.
A 씨는 "열대야 때문에 습도가 높아져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 것 같다"라는 관리사무소 측의 설명을 듣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이후로도 수차례 폭염 속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
지난달 31일 새벽엔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서 화재경보기가 잘못 울려 소방이 현장에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8일 소방청에 따르면 여름철(6~9월)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 건수는 △2022년 4만 5204건 △2023년 5만 7376건 △2024년 6만 563건으로 증가세다. 올해는 7월까지 2만 4363건이다.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은 비교적 기온이 높고 습한 7월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기온이 낮아지는 9월부터 출동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6월 9301건 △7월 2만 404건 △8월 1만 7124건 △9월 1만 3734건이다.
올해도 6월 9467건에 머물렀던 출동 건수는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된 7월 1만 4896건으로 크게 늘었다.
화재경보기 오작동 원인은 △담배 연기·조리에 의한 연기 발생·배기가스·살충제 살포 등 인위적 요인 △벌레 침입·전기적 유도현상 등 기능상 요인 △청소 불량으로 인한 먼지 침투·조명 및 인공광 등 관리적 요인 등으로 다양하다.
다만, 여름철 오작동의 경우 기온과 습도 등 기상 상황을 가장 큰 요인으로 소방청은 보고 있다.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지속되면 아파트 입주민 등의 안전불감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잦은 출동으로 인해 소방력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노후 경보기는 제때 교체하고, 경보기 관리를 보다 꼼꼼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감지기 고장과 배선의 단선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의 감지기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습도가 높은 발코니와 실외기실 등엔 방수형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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