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망 전날 늦은 밤 공관회의 무슨 얘기 오갔을까

임순영 첩보 뒤 일정없던 극소수 회의…대책회의 성격
고한석 "사안 인지" 부인…젠더특보가 전달 가능성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 뉴스1 DB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전직 비서 A씨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됐으나 극단 선택으로 사망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고소 사실 등 수사 관련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8일 오후 시장 공관 대책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선택을 한 9일 아침 공관을 나서기 전날인 8일 밤인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비서관 2명 등과 함께 서울시 공관에서 대책회의 성격의 현안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장 11명과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 뒤 하루 일정을 끝마치지 않고 다시 대응책을 논의한 것이다.

임 특보는 만찬 전 8일 오후 3시쯤 시장 집무실에 예고없이 방문해 박 전 시장에게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게 있느냐"는 첩보를 보고했다. 박 전 시장이 곧바로 대응하지 않았으나 공관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시청 내 젠더갈등 문제 등을 담당하는 임 특보를 늦은 밤 재차 부른 것은 성추행 의혹 등을 염두에 둔 회의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당시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 인원을 배제하고 극소수로만 이뤄진 것도 의혹을 더한다.

박 전 시장 변사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가 17일까지 연 사흘째 서울시 관계자를 소환하면서 조사 대상자는 공관 회의 참석자나 박 전 시장의 정무라인 관계자 등일 가능성이 있다.

임 특보의 박 전 시장 보고 외 '최측근'이자 9일 오전부터 그를 만난 뒤 박 전 시장의 극단선택 전 통화를 나눴던 고한석 전 비서실장의 정무라인을 통한 성추행 의혹이나 고소 내용 등 유출·전달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고 전 실장은 "9일 오전 (내가) 인지한 것은 사안 자체이지 고소 사실은 아니었다"면서 부인하는 입장을 낸 뒤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임 특보는 고 전 비서실장을 통해 박 전 시장의 피소 전 A씨 신원과 관련 경위 등을 박 전 시장에게 전달했다. 이 때문에 고 전 실장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이나 고소를 몰랐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런 내용을 복합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 관계자 소환과 함께 조만간 임 특보를 불러서 조사할 계획이다. 임 특보는 소환조사 일정을 수사기관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성북서가 들여다보는 것은 박 전 시장이 극단선택에 이르게 된 계기 등이라 성추행 의혹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하고 있어 이날(17일) 이후 추가소환 가능성도 있다.

임 특보는 서울시에 특보직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은 임특보의 사의 표명과 고소인 관련 내용 확인 시점과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고 전 실장도 성추행 의혹 인지 시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이 10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2020.7.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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