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놔도 모자랄 판에"…서촌 독립운동가 김가진 집터 표지석이 쓰레기장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독립운동가 동농 김가진 선생의 집터를 알리는 표지석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2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 서촌 거리에 설치된 '김가진 집터' 표지석 주변 촬영 사진이 빠르게 확산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가진 집터'라고 적힌 표지석을 빙 둘러 각종 쓰레기가 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종이상자와 비닐봉지 등 재활용 쓰레기가 표지석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을 공개한 A 씨는 "경복궁역 근처 서촌 거리에서 어젯밤 찍은 사진"이라며 "저 집터 표지석을 빙 둘러서 쓰레기가 나와 있는데 뭔가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독립운동가의 집은 사라졌고 기억이라도 하기 위해 표지석을 세운 것일 텐데 쓰레기를 꼭 저기에 놔두고 수거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쩌면 우리는 잠깐의 불편이나 귀찮음도 못 참을 만큼 그들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서울에서 궁궐과 박물관을 소개하는 프리랜서로 일해 서촌을 자주 지나다닌다는 A 씨는 해당 사진이 확산하자 추가로 글을 남겼다.
그는 "가끔 밤에 지나가다 보면 저렇게 표지석 근처로 재활용 쓰레기들이 나오는 게 마음에 걸리고 죄송해서 사진을 찍어 올린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쓰레기를 내놓는 주변 주민분들이나 수거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재활용 쓰레기가 수거되기까지 잠깐의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 '잠깐'이라는 핑계가 우리를 더 부끄럽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다.
A 씨는 "댓글로 많은 분들이 민원을 남겨주신다고 했는데 기사로도 알려져서 개선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을 접한 시민들은 "꽃을 놔도 모자랄 판에", 쓰레기를 싹 치우고 꽃 화분으로 둘러놓고 싶다", "집터 표지석에 쓰레기가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구청에선 뭐 하고 있냐?", "어제 늦게 저 동네를 지나는데 사실 온 사방이 쓰레기장이었다" 등 애석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농 김가진 선생은 3·1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국내 최대의 항일 비밀결사 조직인 조선민족대동단을 설립했다. 1921년 북로군정서 고문으로 추대되어 독립운동을 이어간 그는 열악한 망명 생활 속에서 그토록 바라던 독립을 마주하지 못한 채 상하이에서 서거했다.
khj8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