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男 '세후 280만원' 소득 공개에…"생활 되냐" 대기업 친구 말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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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한 직장인이 대학 동기 모임에서 자신의 소득을 공개했다가 친구의 무심한 한마디에 씁쓸함을 느꼈다는 사연을 털어놨다.

16일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는 34세 남성 A 씨가 대학 동기들과의 모임에서 겪은 일을 전한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세후 월급으로 약 280만 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결코 많은 돈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빚 없이 적금을 넣고 남은 생활비로 취미생활을 즐기며 자신의 삶에 나름 만족하고 있었다.

문제는 대학 동기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 A 씨는 "이 나이쯤 되니까 돈, 투자, 부동산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더라"며 "갑자기 다들 수련회 마지막 날 촛불의식을 하는 것처럼 본인 연봉을 공개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소득을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모두 연봉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얼버무리듯 자신의 월급을 공개했다고 한다.

그러자 대기업에 다니는 한 친구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친구는 "요즘 물가 진짜 미쳤는데 그 돈으로 생활이 돼? 월세 내고 숨만 쉬어도 남는 거 없을 텐데. 너 진짜 쪼들려서 살기 엄청 힘들겠다"고 했다.

A 씨는 친구가 성과급을 많이 받아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는 점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도 자신의 형편을 대놓고 불쌍하게 여기는 듯한 말투에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순간 당황했지만 "나 빚도 없고 먹고 싶은 거 잘 먹으면서 살고 있으니까 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웃으며 받아쳤다.

그러나 이후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그는 모임에서 핑계를 대고 일찍 자리를 떠났다. 평소 자신의 삶에 특별한 불만이 없었지만 친구의 한마디를 듣고 나니 갑자기 자신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A 씨는 "저는 제 삶에 아무 불만 없이 평화롭게 잘 살고 있었는데 남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제 인생이 엄청 구질구질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커뮤니티만 봐도 억대연봉 뱃지를 가지신 분들이 많긴 하지만 현실에서는 저처럼 버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더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A 씨를 씁쓸하게 만든 것은 이후 자신의 직장생활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 만족 중이었는데 그날 이후로 대기업 채용공고만 열었다 닫았다 했다"며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에 괜히 마음이 흔들렸다"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저라면 그런 모임과 거리를 두겠다", "애초에 연봉은 공개하는 게 아니다. 저런 친구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돼 있다", "본인의 삶에 만족한다면 남의 평가에 흔들리지도 않는다. 스스로도 현재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직 젊으니 환승 이직해서 연봉을 높여보시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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