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교 위원장 "세계 유례없는 '진화위'…과거사 연구재단 입법 목표"

[뉴스1 초대석] 6개월간 8000건 접수…"마지막이란 각오"
"신뢰 회복, 중요한 과제"…해외입양·집단수용 본격 조사

송상교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대담=여태경 사회부장 정재민 유채연 기자

"임기 중 과거사 정리에 관한 로드맵과 피해 회복에 관한 제도적 과제를 최소한 입법까지는 이뤄지도록 노력해 보고 싶습니다."

송상교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지난 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3기 진화위 이후로도 과거사 정리를 수행할 안정적인 기구인 과거사 연구 재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2월 말 출범해 진실규명 신청을 받아온 3기 진실화해위는 7월 그간 신청 받았던 사건들에 관한 조사개시를 공식 결정하며 3년 항해의 닻을 올렸다.

어쩌면 이번 3년이 지금과 같은 형태의 '진실화해위'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일 수 있다는 것이 송 위원장의 설명이다.

송 위원장은 그간 취임사를 비롯한 대외 발언에서 '마지막이란 각오'란 표현을 종종 사용해 왔다. 이것이 '각오'에 대한 수사적 표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기록과 증언이다. 3기 진실화해위는 일제강점기 전후 항일 독립운동부터 2001년 인권위 설립 전까지 70년 이상의 조사 범위를 포괄한다. 이 가운데 과거로 갈수록 기록이 유실됐거나 역사를 증언할 인물이 남지 않은 실정이다.

송 위원장은 "이런 방식으로 과거사 사건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길어도 몇 년 정도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한국전쟁 때 '억울한 사건'을 조사하려면 사건을 아는 사람의 진술을 듣기가 너무 어렵다"며 "시간이 흘러가면서 자료가 흩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은폐된 자료도 있어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기 진실화해위가 접수 사건들에 대한 진실규명을 기한 내 끝내는 것은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 2기 진화위는 약 2만 건의 사건을 접수하여 89.9%에 해당하는 1만 881건을 처리했다.

1·2기를 거쳤으니 한층 접수 건수가 줄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3기 위원회는 출범 약 6개월 만에 8000건 이상의 신청을 받는 등 되레 조사 규모가 커지고 있다.

송 위원장은 "조사해야 할 규모가 커졌고 온전히 마무리한단 측면에선 신청만 기다릴 순 없기 때문에 직권조사도 해야 한다"며 "주어진 기간 안에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3기 위원회가 종료된 이후로도 과거사 정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과거사 정리를 위한 로드맵과 과거사 연구 재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송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진실화해위는 조사 기구이기 때문에 조사가 첫 번째이지만 긴 시야를 가지고 피해 회복, 제도 개선 등에 관해 누군가는 계속 고민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또 위원회는 최근 '숙의공론의 장' 첫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위원회법 제18조는 위원회 구성과 운영부터 진실규명 과정과 피해에 대한 배·보상과 명예 회복 등에 관해 피해자 단체 등이 추천하는 인원이 포함된 숙의공론의 장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수십 년간 쌓여온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우리가 잘 어루만지고 닦아드렸는가 하는 관점에서 (위원회에 대한) 평가가 사실 썩 좋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란 점에서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한 대외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면한 과제는 이외에도 산적해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조사3국은 해외 입양과 집단수용시설 사건 조사를 전담할 예정으로 10월 말까지 인력 충원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11월엔 내부적 정책 기획 기능 강화를 위한 정책기획과도 설치할 계획이다.

송상교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진실화해위가 어느덧 3기를 맞았지만 한편으론 일반 국민에겐 여전히 익숙한 기구는 아니다. 진실화해위는 어떤 기관인가.

▶진실화해위가 세 번씩 만들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현대사가 낳은 피해자가 엄연히 생존하고 계시고 그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괄적인 과거사 정리 기구를 만들자고 말하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추가적인 필요에 따라 2기, 3기 위원회가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진실화해위를 모르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조사3국'의 구성은 마무리 단계인지

▶그동안 법적인 근거가 없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다가 시행령이 개정돼 7월부터 공식 설치한 상태다. 10월 말까지는 예정한 조사국 충원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3국은 해외 입양과 집단수용시설 사건 등을 전담하기 때문에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 해외 입양의 경우 피해자들 대부분이 외국에 있기에 우리나라 들어와서 진술하고 자료를 제공하는 등 조사가 쉽지 않다. 화상 장치를 통해 진술을 듣고 기록을 남기는 방식을 마련하는 등 시설과 해외 입양 조사의 특수성을 고려한 조사 방법론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조사3국의 유형별 전담 조직은 어떤 식으로 구성할 계획인가.

▶조사3국엔 각각 성인 부랑 시설, 아동 수용 시설, 해외 입양 인권 침해 사건을 각각 전담하는 9·10·11과를 설치했다. 3기 위원회는 집단수용시설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인 '회전문 수용'에 대해 조사하게 될 것 같다. 한 번 시설에 수용된 분들은 평생에 걸쳐서, 대개는 몇 번씩 같은 기관 또는 다른 유사 기관으로 수용이 됐다.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한 번쯤 꼭 제대로 조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 조사 과정과 이후 재심 권고, 배상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이재명 정부 들어 여러 가지 전향적인 진전들이 있었다. 과거엔 소송을 하면 국가가 기계적으로 항소하는 관행이 있었는데 '기계적인 상소는 자제하겠다'는 발표가 있었고 이후 실제로 그러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매우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론 개별 소송 과정에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부처별로 소송을 수행하면서 현재는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소멸시효'에 관해 주장한다거나, '진실화해위는 조사 편향성이 있고 사법기구가 아니다'라며 진실화해위 결정에 대해 부인하는 듯한 얘기를 한다. 소송이란 좁은 틀 안에선 소송 당사자로서 역할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피해자 상처를 헤집는 과정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2기 위원회는 편향성 논란이 있었다. 취임사에서도 '가해자가 누구든, 누구의 총구로 희생되었든' 억울한 피해를 바로잡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는데.

▶지금도 피해자 면담 요청이 있을 때마다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많이 만나고 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 어떤 분들은 상대적으로 더 존중받고 어떤 분들은 홀대받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국가기관의 행위나 결정이 있다면 피해자들에 대한 두 번째 가해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특정 피해자가 상대적으로 피해 회복 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단 지점에 대해 각별히 유념하고 있다. 위원들에게도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해결하는 것을 기준으로 결코 어떠한 이념적 기준으로 접근하지 말자는 말씀을 많이 드리고 있다.

☞송상교 진화위원장은.

1972년 전북 전주 출생.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제34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2005년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를 거쳐 2017년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 2018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 2020년 국방부 대체역심사위원회 위원, 2021년 진실화해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쳤으며 유서대필 조작사건, 재일동포 간첩조작사건, 경찰의 불법체포 국가배상 청구소송, 군 사망 미통지 국가배상 사건 등의 변론을 맡은 바 있다. 2026년 3월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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