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에 300만원 명품백 사준 남편 "집·연금 있는 장모님은 30만원 용돈만"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시어머니 환갑에는 300만 원대 명품 가방을 선물한 남편이 한 달 뒤 장모의 생일에는 30만원만 건네면서 "이미 충분히 가진 분에게 더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말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 환갑에는 300만 원짜리 명품백을 사준 남편이 한 달 후 친정엄마 생신에는 던지듯이 30만 원을 줬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3년 차 직장인 여성 A 씨는 남편과 평소 큰 갈등 없이 지냈고 경제관념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양가 부모의 생일을 챙기는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됐다.
남편은 "어머니가 평생 명품 가방 하나 없으셨다"며 환갑을 맞아 제대로 된 가방을 선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A 씨도 이를 동의했고, 남편과 상의 끝에 300만 원대 명품 가방을 구매했다. A 씨는 "우리 형편에 300만 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환갑이라는 특별한 날이니까 기분 좋게 해드렸다"며 "시어머니도 너무 좋아하시며 동네방네 자랑하셨다"고 했다.
문제는 한 달 뒤 친정어머니 생일에 벌어졌다. A 씨는 남편이 시어머니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친정어머니의 생일도 챙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남편은 A 씨에게 던지듯 30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A 씨가 "시어머니 환갑 때는 300만 원을 썼는데 우리 엄마 생신에는 왜 이렇게 차이가 나냐"고 묻자 남편은 "장모님은 이미 집도 있고 연금도 나오지 않냐"며 "여유로운 분에게 명품 가방을 해드려 봤자 큰 의미가 없다. 우리 엄마는 진짜 아무것도 없으셨으니까 그 가방이 의미가 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달에 300만 원을 썼더니 이번 달 생활비가 빠듯하다. 이해 좀 해달라"고 했다.
A 씨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며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을 대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친정이 여유로운 게 제가 남편한테 덜 받아야 할 이유가 되냐"고 물었다.
남편은 오히려 A 씨가 계산적이라며 화를 냈다. 그는 "효도는 마음으로 하는 거지 어떻게 금액을 딱딱 맞추려고 하느냐"며 "장모님은 이미 충분히 가지셨는데 여기서 더 바라는 건 욕심 아니냐"고 했다.
A 씨는 "명품 가방을 사달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성의와 형평성을 원했던 것"이라며 "남편 눈에는 제가 그저 돈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친정엄마가 어제는 '사위가 바쁜데 이렇게나 챙겨줬네. 고맙다'고 전화를 듣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고마워하시는데, 저는 남편의 그 '효율적인 효도'라는 말에 정이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말 속 좁고 계산적인 사람인 거냐, 아니면 남편이 너무 무심하고 무례한 거냐? 진짜 억울해서 잠도 안 온다"고 호소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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