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줄게, 저 횟집서 술 먹고 신고해라"…미성년자 사주한 경쟁 식당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대전의 한 식당 업주들이 경쟁 횟집을 영업정지 시키기 위해 미성년자들을 사주해 주고 술을 마시게 한 뒤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청소년보호법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대전의 한 이자카야 업주 A 씨 등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대전에서 3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A 씨의 가게는 평소 손님이 많아 주말 저녁에는 만석이 되거나 대기 손님이 생길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바쁜 시간대마다 "가게에 미성년자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신고는 약 한 달 동안 이어졌고 매주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17일 오후 8시께 남성 2명이 A 씨의 횟집을 찾았다. 두 사람은 외관상 20대 후반으로 보였고, 가게에 들어오기 전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을 보여 A 씨는 이들이 미성년자라고 의심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실제 미성년자였다. 이후 누군가 "식당에서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했다"고 신고하면서 경찰이 출동했다. A 씨는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정황상 미성년자임을 알아채기 어려웠다고 소명했다.
결국 A 씨의 횟집에는 영업정지 3일 처분이 내려졌고 지난해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영업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영업정지가 시작된 첫날 뜻밖의 제보가 들어왔다. A 씨의 가게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는 이자카야에서 근무한 전 직원이 전화로 자신의 가게 사장이 미성년자들을 일부러 횟집에 보냈다는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전 직원은 "이자카야 사장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주변 미성년자 중에서 '2시간 일하고 50만원 줄 테니까 가서 일할 사람 2명 구해와라. 둘이 합쳐 100만원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영업정지 당시 수상했던 장면을 떠올린 A 씨는 당시 인근 이자카야 업주가 웃으며 A 씨 가게 앞으로 다가온 뒤 출입문에 붙어 있던 임시 휴업 안내문을 한동안 살펴보고 떠나는 모습이 기억났다.
A 씨는 "해당 이자카야 업주 2명이 정식 개업 전 가게를 찾아와 '곧 문을 연다'며 인사하길래 서비스도 내줬는데 이제 와 보니 염탐하러 온 것 같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자신의 횟집에서 술을 마셨던 미성년자 중 한 명과도 직접 통화에서 "여기 일하는 삼촌이 한 명당 50만원씩 줄 거라고 했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됐다.
A 씨는 이후 경쟁 이자카야 업주 2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수사를 거쳐 최근 이자카야 업주 2명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업주가 이른바 '대포폰'을 이용해 미성년자들과 연락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 부분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A 씨의 횟집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자신의 식당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미성년자들에게 불법 행위를 하도록 한 부분에는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A 씨는 "사장들의 애초 범행 목적이 업무 방해인데 왜 이게 적용되지 않았는지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처벌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그 사장들은 지금까지 사과도 없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깡패를 사서 나를 협박하겠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들만 잘살겠다고 미성년자까지 동원해 이런 일을 벌이고도 반성이 없어 너무 괘씸하다"고 토로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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