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19 귀순 이웅평 아파트 78채 보상금…북 가족 위해 한 푼도 안 썼다"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전투기를 몰고 북한에서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고(故) 이웅평의 귀순 이후 삶과 러브스토리가 공개됐다.
3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기수를 자유로 돌려라, 북에서 온 이웅평' 편을 통해 이웅평의 귀순 과정과 한국 정착 이후의 삶을 조명했다.
이웅평은 북한 공군 조종사로 복무하던 1983년 2월 미그(MiG)-19 전투기를 몰고 서해를 넘어 남한으로 귀순했다.
전투기까지 몰고 내려온 그의 귀순은 당시 사회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정부는 이웅평에게 보상금으로 15억 60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고급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약 78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이었다.
한국에 정착한 이웅평은 이듬해 이선영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처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씨는 당시 두 사람 사이에 문화와 성장 환경 등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문화 차이도 심하고 또 살아온 배경도 다르니까 우리 집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처음에는 이웅평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이웅평은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두 사람이 만난 지 불과 한 달 만에 찾아왔다.
이 씨는 "장마철이었다. 제가 6월에 만났으니까 7월에 저희 집에 와서 무릎을 꿇고 저하고 결혼하겠다고 했다"며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며 "굉장히 강해 보이는데도 말하는 가운데 외로움이 저한테는 크게 다가왔다"고 이웅평에게 마음을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반대는 거셌다. 이 씨는 이후 부모에게 여러 차례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이 씨는 "내가 누구한테든 결혼할 건데 나를 이렇게 좋다는 사람이 훨씬 낫다. 그리고 내가 많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부모를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이웅평의 끊임없는 노력과 진심은 결국 이 씨의 마음을 움직였고 두 사람은 1984년 11월 2일 결혼식을 올렸다. 처음 만난 지 불과 4개월 만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출연진은 "4개월 만에 가능하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고 감탄했다.
특히 이웅평은 한국 정부로 받은 보상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언젠가 통일되면 자신의 귀순으로 인해 고통받았을 북한 가족들을 위해 쓰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귀순 이후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한 이웅평은 군 생활을 이어가며 한국에 정착했고 이 씨와 가정을 꾸렸다. 그는 공군 대령으로 예편한 뒤 2002년 세상을 떠났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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