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설골은 타살로도 부러진다…유병언 때처럼 사망 시간 추정 불가"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 모 씨 사망 원인에 대해 '목맴사'라고 추정한 경찰의 수사 방향에 대해 표창원 소장은 "타인이 목을 졸라 사망할 경우에도 설골은 골절될 수 있다"고 섣부른 판단을 지적했다.
표 소장은 27일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장 씨가 실종된 지 석 달 넘게 지나 백골 상태로 발견된 점을 언급하며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규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확한 사망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표 소장은 "시간이 오래 흘러 부패가 진행되고 밀랍화나 백골화가 진행됐을 때는 사망 시간 추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언급했다. 유 전 회장은 2014년 전남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됐다.
표 소장은 "과거에 기억하시겠지만 유병언 회장 같은 경우에도 논란이 얼마나 오래(지속)됐냐"며 "시간이 오래 흘러 부패가 진행되고 밀랍화라든지 백골화라든지 이렇게 진행됐을 때는 사망 시간 추정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사망의 원인, 사인에 대해선 "아무리 부패가 오래됐어도 독극물의 경우는 뼈에서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가 있고, 골절이 있고 외상 흔적이 있다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아닐 경우는 규명이 어렵다"고 했다.
특히 장 씨의 목 부위 골절에 대해선 확인된 흔적만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설골'이라고 해서 목뿔뼈 앞쪽에 있는 가느다란 쉽게 골절되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목맴사'뿐만 아니라 '목조름사'에서도 골절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구압박에 의한 질식이라는 것은 추정은 가능하지만, 과연 스스로가 목을 매 사망한 '목맴사'냐 아니면 타인이 목을 졸라서 질식시킨 '액사' 또는 '교사'냐는 부분들은 법의학적으로 규명하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경찰이 장 씨가 지난 5월12일 밤 실종된 뒤 이튿날 새벽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데 대해서는 법의학적 판단이 아닌 정황을 토대로 한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표 소장은 "법의학적인 소견이 아니고 사회관계적인 추정"이라며 "그 이전에 언제 목격됐는지, 복장 상태는 어쨌는지. 다른 목격이 부재한 점, 이동 흔적이 없는 부분. 오랫동안 생활했다는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실종 직후 새벽께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라고 했다.
장 씨를 찾기 위한 초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련 CCTV 영상 등이 사라진 점에 대해서도 정확한 경위를 밝히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데 동의했다.
표창원 소장은 장 씨의 실종 신고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처리 사유로 '교통사고 사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표 소장은 "본인 스스로가 '완전히 기록에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고, 사망 종류를 선정할 때 교통사고 사망이 가장 납득이 가고 문제가 되지 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정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살인이나 변사 등으로 처리할 경우 후속 절차가 뒤따르는 것과 달리 '교통사고 사망'의 경우 삭제가 되면 기록이 안 남는다"며 "본인 생각으로는 교통사고 사망이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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