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시아버지와 합가…손주 땀띠에도 '에어컨 NO, 화장실 불 꺼라'"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극심한 절약 습관을 지닌 시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며느리가 지나친 생활 통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특히 아기가 더위에 힘들어하는데 에어컨조차 켜지 못하게 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근검절약을 중시하는 시아버지와 합가한 뒤 예상치 못한 갈등을 겪고 있는 30대 며느리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결혼 전부터 남편과 비슷한 성향이었다.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고, 충동구매도 하지 않는 등 검소한 생활을 중요하게 여겼다.

남편 역시 결혼 전부터 점심 도시락을 직접 싸 다녔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녔다. 두 사람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빌려 데이트하고 저렴한 식당을 찾아다니며 서로의 검소한 성향에 끌렸다고 한다.

A 씨가 시아버지를 처음 만났을 때도 좋은 인상을 받았다. 시아버지는 오래된 냉장고와 가구 등을 수십 년씩 사용하고 고장 난 물건은 직접 고쳐 쓰는 사람이었다.

A 씨가 그의 절약 습관에 공감해 주자 시아버지는 "말이 잘 통한다"며 며느리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한 번은 시아버지가 사용한 물티슈를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두기도 했다. A 씨가 왜 버리지 않느냐고 묻자 시아버지는 "이따 현관 바닥이라도 한 번 더 닦고 버릴 것"이라고 답했다.

시아버지는 결국 며느리에게 "우리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자"고 제안했고, 부부는 생활비를 최소한으로 내는 조건으로 합가하게 됐다.

하지만 함께 살아보니 시아버지의 절약 습관은 A 씨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시아버지는 구멍 난 양말을 직접 꿰매 신었고 화장지를 사용할 때도 필요한 만큼만 쓰라고 했다. 수십 년째 가계부를 작성하며 샴푸와 비누, 치약 등의 사용량까지 살폈다. 심지어 직접 이발기를 이용해 자신의 머리를 깎기도 했다.

A 씨는 화장실 불조차 켜지 않는 시아버지 때문에 놀란 적도 있다고 했다. 신혼 초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불이 꺼져 있어 사람이 없는 줄 알았지만 안에서 시아버지가 볼일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택배를 주문하거나 외식을 하는 것도 눈치를 봐야 했다. A 씨는 "외식을 어쩌다 한 번 해도 '너희 이래서 언제 돈 모을 거냐'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날씨가 더워지자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아기를 돌보던 A 씨는 아이가 계속 울자 에어컨을 켜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에어컨을 켜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시아버지는 "가만히 있으면 바람이 솔솔 부는데 뭐가 덥냐"며 선풍기 앞에 앉으라고 했다.

A 씨가 "어른들도 더워서 힘든데 아기는 얼마나 힘들겠느냐"며 에어컨을 틀자고 거듭 요청했지만 시아버지는 "집에 가만히 있는데 무슨 에어컨이냐"며 거부했다.

특히 아이의 목과 팔, 다리에는 땀띠까지 올라온 상태였다. A 씨는 "아이가 며칠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저희가 전기세를 내겠다. 제발 에어컨을 틀자"고 호소했고, 결국 전기세를 직접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시아버지에게 근검절약은 정체성이자 통제감이고 자부심이며 훈장 같은 것"이라며 "설득이나 변화를 요구해도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정의 평화가 깨지고 부부 사이도 나빠질 수 있다"며 "가능하다면 독립을 준비하고 분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