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살충제 뿌린 펜션…어지럼증 보여 퇴실하자 바로 재판매 글

스레드 갈무리
스레드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돌이 지난 아이와 함께 첫 제주 여행을 떠난 가족이 숙소 인근에 살포된 살충제로 응급실을 찾은 데 이어 숙소 측의 대응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SNS 스레드에는 제주도의 한 독채 펜션에서 살충제 냄새로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A 씨 가족은 '아기와 함께 머물기 좋은 펜션'이라는 홍보 문구를 보고 제주의 한 독채 펜션을 예약했다. 그러나 입실 당일 숙소 주변에서는 강한 매운 냄새가 났고, 잠시 뒤 아내는 구토와 어지럼증 증세를 보여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의 안내에 따라 확인한 결과 숙소 측은 손님이 도착하기 약 3시간 전 뱀과 진드기 등을 제거하기 위한 강력한 살충제를 숙소 주변에 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의료진으로부터 "방역업체가 아니라 숙소 측이 살충제를 과도하게 살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아이와 함께 더 이상 해당 공간에 머물 수 없다고 판단해 예약했던 2박 일정을 포기하고 곧바로 숙소를 떠났다고 밝혔다.

당시 119는 구급차 출동을 권유했지만 남편이 동네에 혹시라도 불필요한 소문이 날까 우려돼 직접 운전해 대학병원을 다녀왔다고 한다.

응급 상황 속에서 급히 짐을 챙기는 과정에서 숙소 비치 슬리퍼 한 짝을 신고 나왔고, 물에 젖은 아이의 방수 기저귀 하나를 화장실 바닥에 미처 치우지 못한 채 퇴실하게 됐다.

그러나 A 씨는 이틀 뒤 숙소 측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는 건강 상태를 묻는 안부가 아닌 슬리퍼 이야기였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응급실에 있는 상황에서도 슬리퍼를 찾아 직접 가져다주거나 택배로 보내겠다고 했는데 '왜 죄송하다는 말이 없냐'는 연락을 받았다"며 "아내와 아이가 응급실에 있고 경황이 없어 정리를 제대로 못 했다고 사과했는데도 '솔직히 화가 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간이라면 누군가 내 일로 응급실에 갔다면 연락의 용건이 슬리퍼 때문이더라도 먼저 '괜찮으세요?'라고 안부를 묻는 것이 상식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또 자신들이 15~16일 예약한 숙소가 자신들이 퇴실한 다음 날 곧바로 SNS에 '급취소 객실'이라며 다시 판매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우리 상황이 제대로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숙소를 다시 팔 생각부터 한 게 맞는 거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업주는 사과문을 통해 "농경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지네와 뱀 등을 막기 위해 토양 살충제를 사용했다"며 "식물과 나무 주변에 뿌리는 가루형 살충제로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발생 이후 약품 부작용을 인지해 다른 방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숙한 운영으로 피해를 본 투숙객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숙소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