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탄소 감축 눈앞인데…전국 지자체 '기후 전담 부서' 13곳 불과
42곳만 탄소중립센터 설치…기초지자체 38.5% 계획 D등급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까지 임기를 채울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했지만, 지역 기후 거버넌스는 형식만 갖춘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 243개 지방정부 가운데 기후·탄소 전담 부서를 둔 곳은 13곳에 그쳤고, 226개 기초지자체 중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설치한 곳도 42곳뿐이었다.
6일 녹색전환연구소가 낸 '민선 9기 지역 기후 거버넌스 개편 제안'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광역·기초지자체는 모두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기후위기대응위원회와 탄소중립 지원센터 등 핵심 기제도 형식상 마련됐다.
문제는 실제 이행 기반이다. 녹색전환연구소가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탄소중립기본계획을 분석한 결과 38.5%가 가장 낮은 D등급에 머물렀다. 기초지자체 기본계획상 2030년 평균 감축목표는 25.3%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를 같은 기준으로 환산한 추정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 탄소중립 정책을 지원할 조직도 부족했다.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둔 곳은 42곳이었다. 기초 지원센터 연간 예산은 대체로 국비 1억원과 시군구비 1억원을 합친 2억원 수준이다. 연구소는 기본계획 수립 지원, 온실가스 통계 관리, 주민 참여 조직, 에너지 전환 모델 개발 등을 맡는 조직으로는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렵다고 봤다.
광역 탄소중립 지원센터 예산은 경기도가 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제주 7억원, 광주 4억 6000만원이 뒤를 이었고, 나머지 14곳은 4억원 수준이었다. 기초 지원센터 중에서는 충남 당진시가 2억 8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용인시 2억 6800만원, 서울 노원구 2억 2400만원 순이었다. 반면 경기 과천시는 7400만원, 경기 의정부시는 1000만원에 그쳤다.
지원센터 운영 주체도 특정 기관에 쏠렸다. 17개 광역과 42개 기초 지원센터의 지정 유형을 보면 대학이 27곳으로 45.7%, 지자체 출연연구원이 15곳으로 25.4%였다. 지자체 소속기관은 12곳, 시민사회단체나 민간 연구기관 등 기타단체는 4곳에 그쳤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70% 이상을 차지하면서 조사·연구 기능은 가능하지만 주민 참여와 시민사회 매개 기능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조직도 기후위기 대응을 전담하기에는 부족했다. 전국 243개 지자체의 행정기구를 분석한 결과, 실·국·본부장급 부서명에 '기후' 또는 '탄소'가 들어간 곳은 광역 6곳, 기초 7곳 등 13곳뿐이었다. 나머지는 환경국이나 환경녹지국처럼 환경 일반 부서에 묶이거나, 문화환경국·복지환경국·스마트환경국처럼 다른 업무와 함께 편제됐다. 탄소중립 주무 부서가 행정복지국, 도시건설국 같은 비기후환경 부서에 들어간 지자체도 66곳이었다.
과장급 부서에서도 탄소중립 업무만 단독으로 다루는 곳은 광역 6곳, 기초 14곳 등 20곳에 그쳤다. 가장 많은 유형은 기후와 환경 업무를 함께 맡는 부서로 162곳이었다. 기후·환경·위생을 함께 맡는 곳도 36곳이었다. 연구소는 기후대응 업무가 폐기물, 청소, 위생 등과 한 부서에 묶이면 건축·교통·산업 등 주요 배출 부문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지방 기후위기대응위원회도 지휘소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기초지자체 19곳은 별도 위원회가 없거나 환경위원회가 기능을 대행했다. 이 가운데 8곳은 위원회가 미설치 상태였고, 11곳은 환경정책위원회나 환경위원회 등 기존 환경 분야 위원회가 역할을 대신했다.
위원회를 설치한 경우에도 위원장 구조는 행정 실무 중심이었다. 전국 지자체 탄소중립 기본조례를 분석한 결과, 기초지자체 중 부단체장이 단독 위원장을 맡은 곳은 155곳이었다. 부단체장과 위촉직 공동위원장 체계를 합치면 176곳이다. 반면 단체장이 위원장을 맡은 곳은 단독·공동을 합쳐 32곳에 그쳤다. 연구소는 부단체장 중심 구조만으로는 부서를 가로지르는 정치적 조정력이 충분히 작동하기 어렵다고 봤다.
한편 서울시는 본부장급 기후환경본부 아래 기후환경정책과, 녹색에너지과, 친환경건물과, 친환경차량과 등을 두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탄소중립국 산하 탄소중립도시과에 에너지관리팀, 자전거도시팀, 녹색건축지원센터를 배치했다. 윤원섭 녹색전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감축 수단별로 부서를 구성하면 건물·수송 등 부문별 책임과 정책 목표가 명확해진다"고 평가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민선 9기 지방정부가 기후 거버넌스를 실질화하기 위해 세 축을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선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기후위기 대응센터'로 바꾸고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했다. 또 기초 지원센터는 5~10명 수준 인력과 현재의 두 배 규모 예산이 필요하다고 봤고, 광역 지원센터도 현재 4억원 안팎에서 두 배 이상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방 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기존 환경위원회와 분리하고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 단체장과 민간위원이 함께 맡는 민관 공동위원장 체계, 상설 사무국 설치, 분과 구성과 민간위원 개방형 모집, 지역 기후시민의회 설치도 제시했다.
모든 지자체에 기후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광역지자체에는 기후부단체장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 전담 부서가 생기더라도 다른 부서 정책을 조정할 권한이 없으면 실효성이 낮기 때문이다. 지역에너지공사, 에너지센터, 녹색건축지원센터 등 이행기관도 확대해 재생에너지와 그린리모델링 같은 주요 감축사업을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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