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첫 구독자였는데"…서소문고가 사고 유족 '약쀼' 먹먹한 고백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서울 서소문고가도로 공사 현장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약사 유튜버 '약쀼'가 사고 당일부터 장례를 마칠 때까지의 과정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약쀼는 지난 26일 유튜브를 통해 사고 소식을 처음 접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전날 악몽을 꾼 것도 꿈자리가 안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너무 보통날이었다. 1년에 300일쯤 있는 그런 날 열심히 브이로그 찍으며 일하다가 3시쯤 울고 있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어머니에게 자녀가 몇 명이냐고 묻더니 최대한 빨리 오라고 말했다더라"고 전했다.
제주도에서 약국을 운영 중이던 그는 급히 항공편을 알아봤지만 가장 빠른 비행기는 저녁 8시 출발이었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기도 전인 오후 5시, 가족으로부터 "돌아가셨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계속 사고 기사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사망자 현황에 60대는 한 명뿐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갑작스러운 비보 속에서도 그는 약국을 바로 비울 수 없었다고 했다. 맡겨둔 약을 찾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연락하고 약국 운영을 정리한 뒤에야 공항으로 향했다.
약쀼는 "공항에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이 가득했는데 그 속에서 혼자 계속 울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장례 준비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충격으로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심하게 파손돼 연락처를 확인할 수 없었고, 노트북 역시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부고를 전하지 못했다.
그는 "삼성 서비스센터에서는 복구가 어렵다고 했고, 애플 서비스센터에서는 기기가 휘어 리퍼 교체만 가능하다고 했다"며 "다행히 사설 수리업체 도움으로 액정을 교체한 뒤에야 겨우 연락을 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사인 만큼 부검 절차가 진행되면서 장례도 바로 치를 수 없었다. 유족들은 검시필증을 발급받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고, 아버지가 근무하던 회사에 들러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에 도착한 그는 화질이 깨진 영정사진을 보며 다시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면서 생전의 선명한 사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고가 기사 속에서는 단 몇 줄로만 남았다는 점이었다.
그는 "기사에는 '사망자 몇 명, 부상자 몇 명', 그리고 '60대 감리단장 사망'이라는 한 줄뿐이었다"며 "하지만 우리에게는 정말 존경하고 사랑했던 아버지였고, 그렇게 한 줄로 끝날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평소 자신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는 유튜브를 통해 직접 부고를 알렸다. 연락하지 못한 지인들이 영상을 보고 빈소를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영상 말미에서 약쀼는 아버지가 자신의 첫 구독자이자 가장 열성적인 시청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제주도로 내려오면서 부모님께 근황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서였다"며 "아버지는 언제 영상을 올려도 가장 먼저 봐주시던 분이었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가 저를 많이 자랑스러워해 주셨는데, 저 역시 아버지가 늘 자랑이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약쀼는 아내와 함께 최근 전 재산을 쏟아부어 제주도에 약국을 오픈했으나 두 달 만에 위층에 있던 병원이 폐업 후 이전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더욱이 약국을 매도했던 이전 약사는 권리금 3억 6000만 원을 받은 뒤 연락을 받지 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쀼는 최근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로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감리단장으로 일하던 부친을 잃은 비보와 생업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까지 놓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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