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타난 경기장 욱일기 망령…日 "우리가 잘하니 배 아픈 한국인들 시비"

전국민중행동 통일선봉대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일본대사관 항의 행진’을 마치며 욱일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2023.8.11 ⓒ 뉴스1 박세연 기자
전국민중행동 통일선봉대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일본대사관 항의 행진’을 마치며 욱일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2023.8.11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지난 21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일본과 튀니지 경기에서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이 또 펼쳐져 논란이 됐다. FIFA가 손 놓은 사이, 급기야 "대체 뭐가 문제냐", "우리가 잘해서 배가 아픈 거냐"라고 주장하는 일본 누리꾼들까지 등장했다.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에서는 경기장 욱일기 응원이 현장에서 제지됐고, 최근 멕시코의 한 인기 유튜버도 욱일기 활용 응원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 끝에 사과했다.

하지만 일본 온라인에선 되레 욱일기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내 비판을 전한 일본 매체에는 "멋진 우리들의 깃발이 문제가 될 게 뭐가 있냐, "왜 한국인들만 자꾸 시비를 거냐", "우리가 잘하니까 배 아파서 저러는 것" 등 반응들이 잇따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3일 "FIFA 측에 고발 메일을 보냈다"며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카타르 월드컵 때에도 일본 응원단에서는 욱일기 응원을 펼쳤지만 FIFA 측에서 이를 즉시 제지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서 교수는 메일에서 "하지만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특히 "국적과 인종을 넘어 지구촌이 하나 되는 월드컵 현장에서 욱일기 응원이 펼쳐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시아 축구 팬들에게는 전쟁의 상처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FIFA에서는 일본 응원단의 욱일기 반입 자체를 차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욱일기 역사를 잘 모르는 세계 축구 팬들에게 욱일기 사용의 문제점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국제 사회의 공론화를 통해 욱일기를 반드시 퇴치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