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재혼인데 '며느리' 인정 안 한 시댁…아들 죽자 "너 때문이야"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재혼 후 10년 동안 법적 배우자로 살아온 여성이 남편이 의식불명에 빠지자 시댁으로부터 배제당하고, 남편의 치료 결정권마저 빼앗겼다고 주장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6일 JTBC '사건반장'에는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재혼한 50대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약 10년 전 지인의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 역시 딸을 키우고 있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자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한 살 차이였던 두 딸도 친자매처럼 가까이 지냈다.

하지만 결혼 생활 내내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시댁의 반대였다. A 씨에 따르면 시부모는 장남의 이혼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고, 재혼 사실 역시 주변에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고 명절이나 가족 행사에도 참석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처음 인사를 갔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부모는 재혼에다 아이까지 있다는 이유로 A 씨를 반대했고, 이후에도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았다.

시누이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시누이들은 종종 집을 찾아와 생활을 간섭하거나 "오빠 돈 보고 결혼한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 다만 남편만큼은 늘 A 씨 편에 서서 가족들과 갈등을 감수하며 아내를 감쌌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시댁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남편이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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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남편이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을 찾았다. 시누이는 "너 때문에 우리 오빠 죽게 생겼다"면서 몰아붙이며 삿대질을 했다.

얼마 뒤 병원에서 예상치 못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기록지에 '수술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해당 결정이 배우자의 의사로 처리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A 씨는 "나는 그런 결정에 동의한 적도 없고 병원에 있지도 않았다"며 "배우자인 내가 남편의 치료 여부를 결정할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남편은 끝내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갈등은 장례식장에서 더욱 커졌다. A 씨는 시댁이 자신을 상주 자리에 세우지 않으려 했으며, 장남의 아내라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조차 꺼렸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시누이들은 "오빠 재산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며 상속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법적으로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면 배우자가 상속권을 가진다"며 "형제자매는 상속 순위가 크게 뒤에 있기 때문에 시누이들이 상속을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기록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실제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작성했는지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라 법적 책임을 묻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남편 곁을 지켰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자로 인정받지 못한 것 같아 너무 억울하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