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보면 다큐 틀고, 쇼츠 보면 책 권해"…'선비 남편'에 지친 맞벌이 아내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선비 같은 남편 때문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아내의 사연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편의 은근한 가르침 때문에 너무 피곤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중반 맞벌이 직장인이라고 밝힌 A 씨는 남편에 대해 "평소 경거망동하는 법이 없고 매사에 차분한 전형적인 선비 같은 성격"이라고 말했다.

연애 시절에는 이러한 진중함과 어른스러운 모습이 든든하게 느껴졌지만 결혼 후 함께 생활하면서는 오히려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A 씨에 따르면 남편은 사소한 일상에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권하는 경우가 많다.

퇴근 후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차라리 다큐멘터리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는 게 어떠냐"고 말하고, 쇼츠 영상을 보고 있으면 "도파민 중독성 영상은 뇌 건강에 좋지 않다"며 독서를 권한다.

또 지나가는 말로 "이번에 나온 가방이 예쁘다"고 이야기하면 "물욕은 끝이 없다", "대출도 갚아야 하고 미니멀 라이프가 정신 건강에 좋다"며 소비에 대한 훈계로 이어진다고 했다.

A 씨는 "한두 번은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 여겼지만 매사가 이런 식이다 보니 집에서도 계속 감시받고 평가받는 기분이 든다"며 "본인이 생각하는 바르고 가치 있는 삶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결국 참다못한 A 씨는 최근 남편에게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나도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 있다. 당신 기준을 나한테 강요하지 말아 달라"며 "집에서는 철없고 편하게 있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남편은 "자기가 더 발전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해서 조언한 것"이라며 "내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잔소리로 받아들이느냐"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A 씨는 "남편은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이고 실제로 틀린 말도 아니다. 그래서 더 반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이런 올바름이 주는 피로감이 너무 크다"며 "매일 퇴근 후 집에 와서도 행동 하나하나를 검열받는 느낌이라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은 "본인 취향 강요하는 게 문제다", "아내의 휴식까지 통제하려 들다니 너무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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