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삼소' 회동, 젠슨 황이 배제한 日…"우린 파트너 아닌 고객" 위기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집에서 기업 총수들과 회동, 잔을 부딪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공동취재) 2026.6.5 ⓒ 뉴스1 이광호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집에서 기업 총수들과 회동, 잔을 부딪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공동취재) 2026.6.5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대한민국과 중국, 대만을 잇달아 방문했지만, 일본은 찾지 않아 현지에서 '인공지능(AI) 위기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재팬 패싱'이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닌 AI 혁명 과정에서 일본의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14일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젠슨 황이 최근 일본을 방문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본이 AI 혁명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라고 진단했다.

황 CEO는 지난달 대만을 찾아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 경영진과 회동하고, 폭스콘을 비롯한 대만 주요 기업 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진행했으며, 연간 1500억 달러(약 225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이어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졌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고 프로야구 경기 시구에 나서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 기업 및 대중과 교류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황 CEO가 한국과 대만 기업을 단순한 공급업체가 아닌 AI 혁명을 함께 이끌 핵심 파트너로 대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과 대만은 엔비디아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생산을 TSMC에 맡기고 있으며,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엔비디아 내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일본이 AI 모델과 플랫폼 분야에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점을 문제로 꼽으며 "엔비디아가 최근 반도체 공급업체를 넘어 데이터센터, AI PC, 로봇, 자율주행 등 AI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AI 인프라 기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파트너보다는 고객사로 대했다"며 "AI 혁명에서 소외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일본의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신에츠화학공업 등이 반도체 제조 장비나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으나 엔비디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닛케이는 "과거 아이폰이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을 때 일본 기업들은 애플 생태계에 편입돼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었다"며 "AI 혁명 시대에 일본이 엔비디아와 같은 선도 기업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가 향후 일본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