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칠순도 불참"…퇴사 후 월드컵 가려는'축구광' 남편에 아내 한숨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축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신혼여행 일정까지 축구 중심으로 짜고 월드컵과 유럽 원정 경기까지 직접 찾아다니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는 축구광 남편과 결혼한 30대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는 7년 전 축구를 좋아하는 남동생의 소개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당시 남편은 소개팅 자리에서 "월드컵을 보기 위해 휴학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할 만큼 열성적인 축구 팬이었다.

A 씨는 "축구를 좋아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며 "활기차고 적극적인 성격에 술·담배도 하지 않아 호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다만 해외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결혼 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남편은 신혼여행지로 영국을 제안했고, 평소 영국 여행을 꿈꿔왔던 A 씨는 흔쾌히 동의했다. 남편은 항공권과 숙소, 여행 일정까지 모두 직접 준비하겠다며 세부 계획을 비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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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국에 도착한 뒤 알게 된 남편이 준비한 일정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투어를 비롯해 손흥민 선수의 단골 식당과 빵집, 토트넘 선수들이 자주 찾는 장소를 방문하는 이른바 '손흥민 성지순례 코스'였다.

A 씨가 기대했던 해리포터 스튜디오나 런던 관광 명소 방문은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남편은 여행 내내 축구 유니폼을 입고 다녔다고 한다.

A 씨는 "그때는 신혼여행이니까 한 번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 역시 축구 중심이었다. 남편은 새벽 해외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밤을 새우고 출근했고, 대화 주제도 대부분 축구 선수와 경기 이야기였다. A 씨가 임신했을 때도 집에서는 늘 축구 중계가 흘러나왔고 태교마저 축구와 함께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남편은 아들을 원했고, 아이가 태어나자 아기 옷 대신 축구 유니폼을 입히려 할 정도로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공놀이를 하며 아이와 적극적으로 놀아준 점만큼은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축구 사랑은 해외 원정으로도 이어졌다. A 씨에 따르면 남편은 과거 카타르 월드컵을 보기 위해 사실상 출장을 핑계 삼아 현지를 찾았다.

지난해에는 유럽 출장이 있다며 집을 비웠는데 마침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경기 중계 화면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남편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출장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경기를 보러 간 것으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일로 인해 장인어른의 칠순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남편은 이후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A 씨는 "손흥민 선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 남편은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일 수도 있다"며 "회사를 그만두고라도 가고 싶다"고 말했고, A 씨는 "그럴 거면 차라리 나와 이혼부터 하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지열 변호사는 "이혼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남편이 큰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아이 잘 돌보고 있다. 조금만 더 여유 있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