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13년 만에 축구협회장 사퇴 "논란과 비판, 부덕의 소치"(종합)

월드컵 이후 물러날 예정…"정확한 사퇴 날짜는 미정"
"월드컵 앞둔 대표팀에 힘 모으기 위한 결단"

대한축구협회장에서 물러나는 정몽규 회장.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2024년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장직을 내려놓는다.

정 회장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면서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 지난해 4선에 성공했던 정 회장은 13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의 정확한 사임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북중미 월드컵이 7월 19일 폐막하는데, 직후에 사직서를 제출할지 8월에 제출할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정 회장은 오는 6월 9일 대표팀이 본선 경기를 치를 멕시코로 향한다"고 말했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일정도 상황을 지켜보게 됐다. '재선거 또는 보궐선거는 그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여야 한다'는 협회 규정에 따라 정 회장의 사퇴 일정에 따라 보궐 선거 일정도 결정될 예정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13년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치고 처음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됐다. 2, 3선 때는 홀로 후보로 나서서 직을 유지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 도전한 4선에서는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축구해설위원과 경쟁에서 85.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부터 국민에게 많은 질타를 받으며 신뢰를 잃었다. 2023년 3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을 진행,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새로운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불투명 의혹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정 회장은 문화체육관광위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 참석해 강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 16일에는 축구대표팀이 최종 명단을 발표할 때 강원도 한 골프장을 찾은 사실이 뉴스1 취재 결과 알려지면서 또 비판받았다.

지난 2024년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붉은악마. ⓒ 뉴스1 민경석 기자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판은 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을 향한 무관심과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에 정 회장은 축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당부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의 이번 결단이 외부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데, 전혀 아니다"라면서 "정몽규 회장은 4년에 1번 열리는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하는 것만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 자신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협회와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이 추진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 유치 등 협회 정책은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장을 내려놓은 정몽규 회장. ⓒ 뉴스1 김도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성명서 전문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규입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국가대표팀은 그동안 열심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 왔으며, 저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대회 기간 대표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축구협회를 맡아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협회를 맡아서 일해오는 동안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축구인, 후원사, 언론인, 정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오랜 기간 축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축구협회 임직원과 연맹, 시도협회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이 힘과 지혜를 모아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