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발표 왜 시켜? 바보 만들려고?"…참관 수업 때 교사에게 퍼부은 학부모

JTBC '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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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아나운서 출신의 초등학교 방과 후 스피치 강사가 한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공개 망신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해당 학부모는 자녀를 통해 욕설이 적힌 쪽지를 전달하게 한 데 이어 공개 수업 현장에서 고성을 지르며 난동까지 부린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일 JTBC '사건반장'은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진행 중인 스피치 강사 A 씨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A 씨는 아나운서 출신으로 약 8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말하기·스피치 수업을 진행해 왔다. 올해 역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맡고 있었다.

A 씨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은 글을 읽을 수 있는 상태였지만, 한 여학생은 자신의 이름 정도만 겨우 쓸 수 있을 정도로 아직 글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문제는 두 번째 수업이 끝난 뒤 시작됐다.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먼저 연락해 "우리 아이가 적응을 잘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A 씨는 수업 상황을 설명하며 "아직 글을 모르기 때문에 그림으로 대신 표현하도록 지도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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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학부모는 돌연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A 씨가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학부모는 "장난하나", "애를 바보로 만들고 혼자 그림을 그리게 해?", "선생이란 사람이 애를 차별하냐" 등 표현을 사용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A 씨는 "학부모도 아이가 아직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제가 그 부분을 언급한 것 자체에 화를 낸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후 학부모는 아이 손에 포스트잇 여러 장을 들려 보내 A 씨에게 전달하게 했다. 해당 메모에는 욕설이 적혀 있었다.

A 씨는 "아이가 '엄마가 갖다주래요' 하면서 포스트잇을 건넸다. 읽지 않고 학교 측에서 바로 건넸지만 얼핏 봐도 안 좋은 말들이 적혀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여러 종류의 볼펜으로 나눠 적혀 있었다는 점에서, 학부모가 평소 생각날 때마다 내용을 적어뒀다가 아이를 통해 전달한 것 같다고도 했다.

결국 공개 수업 날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공개 수업에는 학생 6명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상태였다. 시 낭송 발표 시간에 문제의 학생이 손을 들자 학부모는 뒤에서 "너 하지 마"라고 외쳤다고 한다. 하지만 A 씨는 학생이 발표를 간절히 원한다고 판단해 기회를 줬고, 학생은 다소 더듬거리면서도 시 낭송을 마쳤다.

그러자 학부모는 갑자기 메고 있던 가방을 책상 위로 내던진 뒤 교실 문을 세게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이어 수업 중이던 A 씨를 따로 불러내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학부모가 "X 먹이려고 그러냐? 내가 가만히 X 먹을 것 같냐. 감히 학부모한테 이따위 행동을 하냐"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A 씨는 "영상에는 다 담기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계속 욕설을 했다. 정말 수치스럽고 공포스러웠다"며 "다른 아이들과 학부모들까지 모두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너무 충격이 커 결국 1년 과정으로 예정됐던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 측 대응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A 씨는 "욕설 쪽지 문제 등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교장·교감 선생님도 공개 수업에 함께 참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보호받지 못한 채 혼자 감당해야 했다"며 "비슷한 피해를 겪는 다른 강사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해당 학부모는 '사건반장' 측에 "아이가 커리큘럼을 힘들어했고 수차례 조정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억장이 무너졌었다"며 "흥분했던 건 맞지만 폭언은 하지 않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