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전교생 앞 '꽁초만 잘 처리해라'"…학생 흡연장 만들어준 꼴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충북 제천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다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학교 교장이 교내 흡연을 용인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SBS에 따르면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23일 점심시간 교내 창고 인근 공간에서 학생들이 흡연하던 중 불이 났다. 당시 불길은 무릎 높이까지 치솟았고, 벽면이 검게 그을리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며 에어컨 실외기 전선 피복 일부도 녹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장소는 평소 학생들 사이에서 사실상의 흡연 구역처럼 이용돼 온 곳으로 지목됐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초·중·고교는 전 구역이 금연시설로 지정돼 있지만, 이 학교에서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흡연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은 교장이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특정 공간을 지목하며 흡연을 용인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한 학생은 SBS에 "그쪽(창고 옆)에서만 피우라고 말씀하셨다. '담배를 피우되 그 쓰레기만 잘 처리해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애들은 더 피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교장은 "흡연을 묵인하거나 조장했다는 해석은 비약"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교장 역시 해당 공간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화재 당시 대응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교장이 현장을 촬영한 학생을 질책하며 제지했다는 증언이 나왔고, 사건을 외부에 알린 학생 학부모에게는 "좋은 일도 아닌데 홍보되고 있다", "현명한 판단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제보 학생을 향해 "너희 때문에 이제 담배 못 피다"며 위협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당 학교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교내 흡연 문제로 교육청에 민원이 최소 4차례 접수됐지만, 별도의 현장 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충북교육청은 27일 해당 학교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khj8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