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고유가 지원금 첫날 '오픈런'

[르포] 고령층 방문객 오전 9시 주민센터 몰려
"당장 생필품부터" "필요한 시기 적절한 지원"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된 27일 서울 강서구 화곡4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이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6.4.27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소봄이 강서연 기자 = "정말 고맙죠. 이 돈으로 시장 볼 것도 다 적어뒀습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처음 지급되는 2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기초생활수급자 최 모 씨(남·80)는 생필품 목록이 적힌 꼬깃꼬깃한 종이를 보여주며 환히 웃었다.

올해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집행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중동전쟁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다. 1차 지급 대상은 비교적 신속한 보호가 필요한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등 어려운 계층들이다. 수도권 기준 기초수급자는 55만 원, 차상위 계층 및 한부모 가정은 45만 원을 받는다.

일선 지급을 맡은 주민센터에는 오전 9시부터 지원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신림동 주민센터는 초반 30분간 30명의 사람이 다녀갔다.

6조 원 현금이 풀리는 만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장엔 당장 돈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이 몰렸다. 민원인들은 "이 정도 돈만 해도 감지덕지"라고 입을 모았으며, 대체로 생활비에 보태겠다고 했다.

40대 남성 A 씨는 "물론 정부가 과도하게 돈을 뿌리면 부작용이 있겠지만, 지금 중동사태는 모두가 어렵지 않냐"며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지원이 있었다고 본다"고 호평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주민센터 역시 지원금 지급을 개시하자마자 20여 명이 몰렸다.

송 모 씨(여·89)는 "나랏돈을 이럴 때 풀지 언제 풀겠냐"며 "전 세계가 기름값이 올라 어려운데, 대통령이 잘못한 것도 아니지 않냐. 잘하고 있다 본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최 모 씨(남·80세)가 적은 생필품 장바구니 목록,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사겠다는 계획이다./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또 상대적으로 인터넷 신청에 서툰 고령층이 주민센터를 찾은 점도 눈에 띄었다. 어림잡아 지원금 발급 민원인 3명 중 2명꼴로 60대 이상이었다.

신림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손쉬운 발급을 지원하는 게 최우선 지침으로, 복지 플래너 등 인력을 활용해 찾아가는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몰리는 수요에 대비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나 기간제 직원 등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해당하는 신청 날짜를 잘못 알아 헛걸음을 한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은 출생 연도가 1·6으로 끝나는 기초수급자·차상위·한부모 가정만 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끝자리 2·7은 28일, 3·8은 29일, 4·5·9·0은 30일에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지원금은 비수도권 및 인구감소지역 거주자의 경우 1인당 5만 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60만 원도 받을 수 있다.

1차 지원금 지급 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고, 2차는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다. 2차 지원금은 1차에서 받지 못한 국민 70%를 대상으로 소득 기준 선별 후 지급된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지원금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국민 약 70%를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55만 원,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45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거주자는 5만 원이 추가된다. 일반 국민의 경우 수도권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 인구감소 우대지역 20만 원, 인구감소 특별지역은 최대 25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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