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후유증' 수의사, 스트레스 줄인다…국가가 심리적 부담 완화
임호선 의원 수의사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국가트라우마센터 등 통해 심리지원 가능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동물 안락사 담당 수의사의 심리적 부담 완화를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감정노동 문제에 제도적 대응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수의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이 대표 발의한 수의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수의사법에 제34조의2(심리지원)를 신설해 동물 안락사 등 '인도적인 처리'를 수행하는 수의사에게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심리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심리지원은 국가트라우마센터 등 전문기관에 위탁해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비용 역시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입법 배경에는 동물 안락사가 수의사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법안 제안 이유에 따르면 안락사는 수의사의 정체성과 방어기제를 약화시키고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2025년 기준 최근 3년간 경기도에서만 약 1만5000 마리의 유기동물이 안락사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수의사에게 업무가 집중되며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는 수의계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법적 근거는 부족했던 상황이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수의사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안 통과 소식은 지난 26일 열린 2026 충북수의사회 연차대회 현장에서도 직접 공유됐다. 행사에 참석한 임호선 의원은 축사를 통해 관련 입법 경과를 설명하며 수의계의 지지와 공감을 끌어냈다.
임 의원은 "최근 오랜 시간 함께한 반려견 몰티즈(말티즈)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며 "이제 1500만 인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가 된 만큼 수의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의사들이 공공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도 개선 과제를 함께 논의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도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동물 안락사 과정에서 수의사가 겪는 심리적 부담은 오랫동안 제도 밖에 있던 문제였다"며 "이번 개정안은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첫걸음이자 수의사의 역할과 책임이 제도적으로 존중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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