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베트남 방문하는 李, 한국군 민간인 학살 인정·사과해야"
李대통령 베트남 방문에 "전쟁 상흔 평화의 교훈으로 전환할 시험대"
"퐁니·퐁넛 마을 학살 피해 생존자에 대한 정부 측 상고 취하해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베트남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성명이 발표됐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는 20일 "이번 국빈 방문은 시장 확대나 경제적 실익을 넘어 지난 전쟁의 상흔을 어떻게 '평화의 교훈'으로 전환할 것인지 전 세계 앞에 증명하는 엄중한 시험대가 돼야 한다"고 했다.
단체는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공식 인정 및 사과 △국가배상 소송 상고 즉각 취하 △실질적 피해자 배상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베트남 당국 등에 따르면 1968년 2월 베트남전에 참가한 한국군 청룡부대 제1대대 제1중대 소속 군인들이 베트남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 들어가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74명을 학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퐁니 사건'이라고도 불린다.
이 사건으로 당시 7세였던 응우옌티탄은 복부에 총격을 입는 부상을 당하고 가족들 역시 죽임을 당하거나 다쳤다. 응우옌티탄은 2020년 4월 한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2023년 2월 1심 재판부는 "한국 군인들이 작전 수행 중에 응우옌티탄의 집으로 가 수류탄과 총으로 위협하면서 가족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고 차례대로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정부는 원고에게 약 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진행된 2심에서도 법원의 판결은 같았다. 재판부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1968년 2월 퐁니 마을에서 원고 본인과 오빠는 총상을 입고 원고의 모친, 언니, 남동생이 살해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살상에 가담한 부대원의 고의나 과실 및 위법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단체는 "이미 대한민국 사법부는 두 차례에 걸쳐 국가 책임을 명확히 했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대법원 상고를 유지하며 소송을 장기화하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는 오만한 행위이자 진실을 지연시켜 피해자를 고통 속에 방치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가혹 행위 영상을 공유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 인도법은 준수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짚고 "가자지구와 이란의 인권을 말하는 그 목소리는 60년 전 베트남에서 자행된 민간인학살의 진실 앞에서도 일관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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