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전염병이라면서…"광견병 의무접종, 시술비도 지원 필요"

예방접종 강화로 2013년 이후로 발생 없어
대한수의사회 "지정학적 위치상 매년 접종"

강아지와 고양이(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로 봤을 때 매년 광견병 접종을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예방접종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회장이 광견병 예방접종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우 회장은 지난 19일 충북 청주 오송 H호텔에서 열린 '2026년도 제1차 임원 워크숍'에서 광견병 접종을 해야 한다면서도 현 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견병은 국가에서 정한 법정전염병이다. 이에 따라 국가가 백신비와 함께 시술비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북한에서 넘어오는 야생동물 등 주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광견병은 소와 너구리, 개(강아지), 고양이 등에 감염될 수 있는 제2종 가축전염병이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미접종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광견병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야생동물이 감염 시 침에 있는 바이러스가 상처부위로 침입해 전파된다. 감염되면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뇌염, 신경 증상 등을 보인다. 인수공통감염병이며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의 법정가축전염병 발생통계에 따르면 국내 광견병은 1993년부터 2013년까지 동물 486마리에서 발생했다. 소와 개에서 꾸준히 발생하다 2013년 개는 4마리, 고양이는 1마리가 감염된 바 있다.

정부가 예방접종을 강화하고 야생동물에 대한 미끼 예방약 살포사업을 벌이면서 집단면역이 형성된 덕분에 2013년 이후 더 이상 광견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실외에서 키우던 반려견을 실내에서 양육하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정기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국내는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동물이 한강 이남을 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광견병 접종이 중요하다. 실제 2012년 한강 이남 쪽 경기 지역의 한 동물병원에서 광견병에 걸린 개를 진료한 사례가 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너구리와 길고양이가 산책 중인 사람, 반려동물과 접촉할 우려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가축방역 사업 실시요령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국비와 지방비에서 광견병 약품비와 재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소와 개를 우선 지원하고 고양이는 지자체 여건에 따라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지자체에서는 광견병 예방접종 후 드물게 부종, 침울, 구토, 설사 등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며 동물병원에 최소 20분간 대기 후 귀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광견병 접종 안내문(지자체 제공) ⓒ 뉴스1
"증가하는 반려묘…등록대상동물 포함"

대한수의사회는 광견병이 법정전염병으로 분류돼 있는 만큼 국가 지원이 추가된 예방접종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법정전염병인 구제역, 럼피스킨은 지자체가 약품비 뿐 아니라 시술비도 지원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봄철과 가을철마다 동물병원에 접종비 1만 원만 내면 광견병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지자체가 병원에 백신을 공급하면 의료진이 보호자에게 1만 원을 받고 접종하는 시스템이다. 무료접종인 사람의 코로나19의 경우 정부가 위탁의료기관에 백신 접종 시행비로 1만 9220원을 책정한 적이 있다.

우연철 회장은 "광견병은 정부가 시술비를 병원에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고 1만 원만 받으라고 한 것"이라며 "접종의 위험도나 어려움은 사람보다 동물 쪽이 더 크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시술비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부 지역은 접종비가 1만 원도 못 미친다.

접종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견병 접종 대상은 생후 3개월 이상 반려견과 반려묘다. 개의 경우 동물보호법에 따라 등록을 완료해야 1만 원을 내고 광견병 접종을 할 수 있다.

고양이는 별도 의무사항이 없다. 고양이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묘도 등록대상동물에 추가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반려동물 동반 식당 이용을 위해서도 동물등록은 물론 광견병,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예방접종 또는 항체검사 확인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연정 대한수의사회 정책기획부회장은 "반려견뿐 아니라 반려묘를 포함한 동물등록제가 정착돼야 정부도 관련 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다"며 "감염병 예방 중요성을 계속 알리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해피펫]

대한수의사회는 19일 충북 청주 오송 H호텔에서 '2026년도 제1차 임원 워크숍'을 열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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