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계엄 직무유기' 조태용 1심 징역 7년 구형(종합)

"내란 동조 세력에 유리한 여론 형성"…5월 21일 선고
조태용 "책임 알고도 피했다는 의혹 받아들이기 어려워"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알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조 전 원장은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살아왔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특검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는 위헌·위법이 명백한 내란 징표인데, 조 전 원장은 국정원장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하고 국정원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기 위해 진술의 신빙성을 공격하고 윤 전 대통령과 내란 동조 세력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했다"고 했다.

또 "국정원을 내란 범행 은폐에 동원하고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훼손했으며 피고인의 정치 관여 행위 때문에 대통령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는 극심한 대립과 사회적 갈등이 야기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내란 진상 규명의 사법 절차를 방해하는 후속 범행에 대해선 엄벌 필요성이 확인되고 범행 이후 정황까지 고려하면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징역 7년 선고를 요청했다.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선 "홍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고 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위헌·위법성이 명백해지는 상황이었다"며 "피고인은 홍 전 차장의 증거를 공격하고자 위증 등 범행에 이르렀고 유일한 증거인 비화폰 통화내역도 인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전 차장과 연락도 안 됐고 소재 불명이었다고 하면서 비화폰을 조치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그 전날도 25회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직무 유기 혐의에 대해선 "여·야당 대표를 영장 없이 체포 하라는 것은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라며 "국회 보고 의무가 발생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포고령 1항에는 영장 없이 체포 구금할 수 있어 실제 정치인이 영장 없이 체포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이재명, 한동훈 등을 잡으러 다닌다는 말에도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에게)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고 말했고 '최소한의 업무 지침을 달라'고 해도 이를 외면했다"고 짚었다.

조 전 원장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에 관해선 "윤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 국정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순직 해병 사건 관련 조사를 받아야 해 탄핵당하지 않도록 은폐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했다.

조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정부 고위직에 있던 입장에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정원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전혀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고 저를 제외한 국정원 직원 누구도 재판받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을 다하는 자세로 살아왔다"며 "(당일) 밤에 책임을 알고도 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 가장 답답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사법은 정치로부터 독립돼 엄격하게 작동돼야 하고 형사재판에서 합리적인 의심이 존재하는 경우 피고인의 이익으로 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무죄 선고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5월 21일 오후 3시에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경위를 인식하고 홍 전 차장으로부터 국군 방첩사령부의 정치인 체포 활동을 지원하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듣고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는다.

계엄 선포 당일 홍 전 차장의 국정원 청사 내 행적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에만 제공하고 더불어민주당에는 주지 않아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계엄 뒤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국회에 나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바 없다"고 위증한 혐의와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등에 답변서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국회 증언·감정법 위반)도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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