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100만원? BTS 광화문 공연에 숙박비 껑충…외국인도 손사래

평시 대비 20만~30만원 올라…요금표 없이 운영도
"감시 밖 변칙 영업하는 공유 숙박 플랫폼 더 문제"

12일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상점가에서 외국인 관광객 2명이 캐리어를 끌고 가는 모습./뉴스1 ⓒNews1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소봄이 강서연 기자 = "저도 좋아하는 가수가 있지만, 한 번의 공연 때문에 하룻밤 100만 원 숙박비는 너무하네요"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만난 외국인 방문객들은 이달 21일 광화문 일대 숙소 가격을 보고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무료 공연이 예정되면서, 일대 숙박비가 평시 대비 20만~30만 원가량 오른 탓이다. 공연 당일 최대 26만 명의 관객 동원이 예정되면서, 일대 숙박 수요가 수직 상승한 탓이다.

이날 숙박 플랫폼 '놀(NOL)'과 트립닷컴 등을 보면 가격이 비교적 양호한 곳 중심으로 예약이 마감됐고, 1박에 40만 원 안팎을 제시하는 비교적 비싼 호텔들만이 남았다. 심한 경우 1박에 100만 원을 받겠다는 호텔도 있었다.

일본인 방문객 유키에(19·여)는 "어제 도착했고 나와 친구들은 1박에 10만 원을 썼다. 거의 4배 수준의 가격"이라며 "정말 팬이라면 그 돈을 내고라도 방을 잡겠지만, 모두가 그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국으로 신혼여행을 온 주디트 사바테 레이그(30·여)는 "나와 남편도 유명 팝가수 해리 스타일스의 팬이지만, 우리라면 400유로(68만 원)를 숙박비론 못 낼 것 같다"며 "바르셀로나도 전반적으로 비싼 도시지만, 서울의 숙박비도 만만찮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호주 멜버른에서 온 차우즈(21·남)는 "비현실적인 가격"이라며 "우리가 앞서 방문했던 일본은 물론, 호주보다도 30%는 비싸다고 본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행법상 숙박업소에서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순 없다. 다만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숙박업자는 업소 내에 영업신고증을 두고,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게시한 뒤 표에 적힌 대로 돈을 받아야 한다. 최소한 투명하게 가격 정보는 제공하라는 의미다.

고무줄 가격 등으로 인한 바가지 피해를 막고자 서울시·서울경찰청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광화문 인근 일반·관광 호텔 등 83개소를 불시 점검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숙박요금표·영업신고증 게시, 요금 준수 등을 점검한 결과 약 20%인 18곳이 영업신고증 또는 숙박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아서 적발됐다.

'특수'를 노려 불법 영업을 하는 곳도 눈에 띈다. 공유숙박 플랫폼 등을 통해 오피스텔이나 원룸형 주택을 임대해주는 것은 공중위생관리법상 불법이다. 하지만 공연이 임박한 이달 19일 기준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마포구 홍대·상수 범위에서 공유숙박 서비스 매물을 찾자, 아파트·원룸을 개조한 듯한 공간 대여섯 곳이 확인됐다. 정작 공연 당일인 이달 21일에는 이같은 매물들이 예약 마감으로 앱에 나타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라이브 공연을 아흐레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전광판에 BTS 컴백 공연 광고가 나오고 있다. 2026.3.12 ⓒ 뉴스1 김성진 기자

다만 일선 숙박업계에서는 BTS 공연 자체가 갑작스럽게 발표됐고, 정부의 협조 요청과 플랫폼 제재 등으로 상당수 업체가 성수기 때처럼 가격을 많이 올리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명동역 인근 한 숙박업체 점주는 "숙박업 특성상 벌 수 있을 때 버는 게 필요하긴 하다. 기존 예약 고객을 다 취소시키고 더 비싼 가격에 손님을 받는 등의 악용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부킹닷컴 등 숙박 플랫폼의 제재가 뒤따르기 때문에 그런 꼼수를 쓰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도 "문체부 소속 호텔·모텔 쪽은 그래도 요금을 크게 안 올리고 있고, 바가지를 하지 말라는 공문도 내려와 업계가 자중하는 중"이라며 "비교적 정부 감시가 닿지 않아 변칙적인 영업을 하는 공유 숙박 플랫폼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공유숙박 서비스에선 광화문 광장까지 도보 3분 거리 숙소가 30만 원 가까이 가격이 오르는 등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올해 2월 말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근절을 위해 종합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외국인 도시민박업에 대한 요금게시·준수의무 부과 등으로 가격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한편, 숙박업 자율요금 사전신고제 도입 등을 통해 과도한 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시장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격은 오른다. (가격 인상) 몇 퍼센트가 적당한지를 규정하는 것 자체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바가지요금 단속 자체는 시장 신뢰를 높이는 효과는 있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격을 합리적으로 유지한 업소에는 '착한 업소' 등 긍정적 신호나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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