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공소청법에 "검사 직무 범위 규정 명확성 부족" 의견

제4조 제8호 '등' 표현 관련…"재판서 문제될 수 있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6.1.22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공소청법'과 관련해 법원행정처가 "검사의 직무 범위와 관련된 규정에서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11일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은 '공소청법 제정안 검토 의견'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정부 요청에 따라 국회에 제출된 공소청 법안에 대한 의견서에서 "일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검사의 직무를 규정한 법안 제4조 제8호 내용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1~7호는 공소 제기와 유지, 수사기관 지휘와 감독 등 공소청 검사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는데, 8호는 "제1호부터 제7호까지 직무와 범죄수익환수, 국제형사사법공조 등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된 사항"이라고 규정한다.

법원행정처는 조문의 '등' 표현으로 인해 재판에서 피고인 측이 검사의 특정 권한이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툴 가능성이 높아, 재판부가 개별 사안마다 '등'의 해석을 둘러싸고 법리 판단을 해야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 과정에서 검사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해당 직무 수행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 적법절차 준수 여부 등이 문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법원행정처는 이 조문에서 '등'이 이중으로 사용돼 내용이 지나치게 불명확하다고 했다. 법 조문은 국민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하는데, 이 조문은 내용만으로 직무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이 조항을 삭제하거나 직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법원행정처는 공소청 신설 자체에 대해서는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수사기관간 권한 조정과 조직 변경은 형사사법 제도의 근간을 형성하는 중대한 문제임과 동시에 행정부 내 업무 분장에 관한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국회에서 살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