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소득 무관 모든 여성에 생리대 지원…주민센터·도서관 비치(종합)

정부 첫 공공생리대 시범사업…'공공생리대 드림'
교제폭력 피해자 지원 법적 근거 마련…신상 삭제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직원이 여성용품을 진열하고 있다. 2026.2.19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10일 이재명 대통령의 무상 생리대 공급 지시에 따른 대책과 관련해 "지원 대상을 연령, 소득과 무관하게 생리대가 필요한 모든 여성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공 생리대 드림 시범사업 계획'(가칭)을 보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은 "현행 바우처 지원 방식 외에 현물 지원을 병행해 여성 건강권을 제고할 뿐 아니라 생리대 물가 인하 효과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령·소득 무관 모든 여성에게 공공 생리대를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성평등부는 9~24세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월 1만 4000원 상당의 생리용품 구매 이용권을 지원해 왔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화폐 지원이나 생리대 자판기를 운영하고 교육청별로 학교 보건실을 통해 생리대를 지원하는 방식도 병행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아주 기본적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성평등부는 우선 올해 7~12월 기초자치단체 10여 곳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내년부터 확대할 예정이다.

원 장관은 "지역별 인구 규모와 산업 현황 생활 패턴 등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유형의 지역 10곳을 선정해 올해 하반기에 시범사업을 운영하겠다"며 "주민 접근성을 고려해 주민센터, 복지관, 도서관, 보건소, 가족센터 등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생리대를 비치하고 청년창업센터, 지식산업센터 등 여성 근로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시설에 생리대를 비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산어촌은 공공시설에 물리적 접근성이 낮은 점을 고려해 마을회관 등 주거지 인접 시설을 발굴, 생리대를 비치하고 필요시 복지 전달체계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은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가 역할을 나눠 운영한다. 중앙정부는 안전성 품질기준을 통과한 품목을 선정하고 단가 계약을 체결한다.

지방정부는 공공시설에 생리대를 비치하고 관리하며 무료자판기 또는 필요시 현물비치 방식으로 운영하고 홍보를 담당한다.

원 장관은 "올해는 국비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지역 유형별 접근성과 이용률 등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내년도 본 사업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업에는 올해 국비 약 30억 원을 투입한다. 내년부터는 지방비 매칭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정부 최초의 공공 생리대의 상징성과 파급력을 고려해 안전성 확보 및 업체 선정 계약에 식약처와 조달청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

이어 "다양한 선호도를 고려한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공공생리대가 필요한 여성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의 접근성 높은 공공시설에 배치되도록 각 부처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학교 내에서도 생리대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더욱 충분히 지원될 수 있도록 교육부의 적극적인 관심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최근 시중에 개당 100원 생리대 판매가 확대되는 추세와 관련 이 대통령이 "어느 순간에 또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하자 "그렇지 않게끔 공정거래위원회와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성평등가족부

이날 성평등부는 교제폭력 피해자 지원 강화 방안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도 밝혔다.

원 장관은 "성평등부는 교제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에 대해 현행 스토킹 처벌법과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법 등을 이용해 지원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며 "국회,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스토킹 처벌법과 스토킹 방지법 개정이 신속히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어 "상대방을 괴롭힐 목적으로 SNS에 유포한 피의자의 이름과 주소, 사진 등 신상 정보를 국가와 지방정부가 신속히 삭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스토킹방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오는 5월부터 가정폭력상담소가 2개월에 한 번씩 저위험군 피해자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경찰 통보, 상담·법률·보호시설 연계도 지원할 예정이다.

성평등부는 지난해 말 법 개정을 통해 명칭을 변경한 '경력보유여성'(전 경력단절여성) 지원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원 장관은 "그간 정부의 여성 경제활동 확대 사업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지만 앞으로는 고용을 유지시키는 것, 즉 예방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청년 여성 초기 경력설계, 30~40대 경력이음사례관리, 50대 이상 지역사회 일자리 연계 등 생애주기별 특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신기술과 지역산업 중심 직업훈련을 확대해 노동시장 이탈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성 육아휴직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도 주문했다.

원 장관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자들이 육아휴직을 눈치 보느라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별도로 검토해 보라"는 이 대통령 말에 "일부 부처에서는 남성분들이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각 장관께서) 남녀 육아휴직 사용 비율을 챙겨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앞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지시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위한 공론화에 착수했다.

원 장관은 이날 "지난주 1차 회의를 열었고 다음 달 말까지 10여 차례의 회의와 두 번가량의 포럼을 열고 200명 정도의 수도권, 지방 국민을 대상으로 공론화 (수렴 작업)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가 논의해야 할 사회적 논쟁 의제가 많다"며 "그 과정을 잘 관리하셔서 모범적인 사례를 하나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