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검사 "법왜곡죄, 형사사법 영역의 개악"

"재량권 전제 않는다면 기름 없는 고장 난 자동차"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한수현 김종훈 기자 = 최근 '법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은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 "형사사법 영역에서의 개악(改惡)이 이루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수사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4기)는 전날(2일)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열렬히 환영해야 하나. 혈세를 들여가면서 이 같은 입법을 한 이유가 뭔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국회는 지난달 26일 본회의에서 형사사건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공소를 제기하거나 유지하는 검사,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에 대해 형사사건에 한해 법을 왜곡해 적용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강 검사는 법왜곡죄 도입법 신설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증거인멸 등 관련 행위들, 폭행 등 협박에 의한 증거 수집 행위는 단순 과실이 아닌 의도적인 고의에 따른 경우라면 이미 기존 법 규정에 의해 처벌 규정이 있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규정에 따른 행위 태양 중 기존 법률에 의해 처벌되지 아니하는, 해당 법조문의 독자적 적용 영역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한 그는 "법령 해석의 재량적 범위는 헌법에 의해 '자유심증주의'에 따른 사실인정과 직업적 양심에 따른 법률 해석을 해야 하는 것으로, 개인 간 격차가 있는 영역"이라고 짚었다.

이어 "법률전문가로서 검사와 판사의 사법적 영역에 대한 재량 판단은 심급 등을 통해 그 적정성을 기하고 통제를 하는 것"이라며 "재량권을 전제하지 아니하면 형사사법 시스템은 정상적 작동이 불가능한, 기름과 윤활유가 없는 고장 난 자동차와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이고 엄격한 해석에 따른 기준을 마련하려면 그 기준의 마련이 불가능하고 모든 가능한 해석 중에 권력자가 정한 기준을 절대시해 그에 반하는 해석은 모두 재량을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는 영역"이라며 법 왜곡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강 검사는 법왜곡죄를 형사 사건에 한정해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다른 민사나 행정, 헌법재판 등 사건과 차별할 합리적이고 헌법적 기준이 있는 것인지도 사뭇 궁금하다"고 했다.

아울러 "도대체 이와 같은 법률을 국회에서 거액의 혈세를 들여가면서 입법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며 "형사사법 영역에서의 개악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호중 서울북부지검 검사(사법연수원 48기)도 지난달 27일 오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앞으로는 항고장이 아닌 고소장이 날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로 입건될 것 같다"며 법왜곡죄로 업무 수행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업무를 하면 할수록 형사 처벌될 위험성이 증가한다니, 법왜곡죄 법률안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법률'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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