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역 중인 김대중의 처' 이희호…"환소 앙망" 박정희에 편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3·1민주구국선언 50주년 맞아 공개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3·1민주구국선언 50주년을 맞아 고(故) 이희호 여사가 1978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3·1민주구국선언사건은 유신 정권 시절인 1976년 3월 1일 명동성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석헌·윤보선 등 당시 민주세력을 대표하는 인사 10명이 서명한 '민주구국선언서'를 발표한 사건이다.
선언 발표 이후 김 전 대통령은 같은 달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고, 이듬해 징역 5년 형이 확정돼 진주교도소로 이송됐다. 이후 서울대병원 감옥병동으로 옮겨져 10개월을 보냈다. 당시 서울대병원 감옥병동은 집필과 운동, 서신 수발도 허용되지 않아 더욱 열악한 환경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1978년 이 여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법무부 장관에게 제출한 이감 신청서, 서울대병원 감옥병동 구조도 등이다.
이 여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을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복역 중인 김대중의 처"라고 밝히며, 병원 수감이 치료 목적이 아님에도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병원 수용은 불법이오며 국고의 낭비에 지나지 않습니다"라며 "법에 따라 정당하게 복역할 수 있도록 처리 환소해주기를 앙망합니다"라고 적었다.
서울대병원 감옥병동 구조도는 이 여사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교도관 배치 위치와 면회 방식, 창문 봉쇄 상태 등이 기록돼 있다.
이외에도 김대중도서관은 서울대병원 감옥병동에서 생활하던 김 전 대통령과 면회를 가는 이 여사의 사진도 공개했다.
박명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장은 "이번 공개 자료는 유신정권 시기 민주화운동 인사에 대한 인권 탄압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1차 사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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