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희생자 나온지 3년째…"특별법으로 구제 서둘러야"
전세사기 대책위,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신속 공표 촉구
"피해주택 매입으론 역부족…피해자 선정 요건도 넓혀야"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이른바 '빌라왕 사태'로 2022년 수면 위로 드러난 대규모 전세사기의 피해자들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속도를 내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첫 피해자가 나온지 3년째지만 제도 개선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및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등은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 모여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2022년 서울 및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무자본 갭투자' 형태로 빌라를 매집한 뒤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전세사기가 횡행하기 시작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저렴하게 수도권에서 살 집을 구하던 청년층이었다. 체감되는 피해가 컸던 이유다.
이날 모인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추가 보완 사항으로 △최소보장 방안 도입 △피해자 인정 요건 완화 △신탁사기 피해자와 다세대 공동담보 피해 구제를 위한 배드뱅크 △임대인 동의 없는 피해주택 시설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은 "3년 전 미추홀구에서 네 명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먼저 보낸 친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 자리에 섰다"며 "현행 전세사기 특별법은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복불복의 특별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주거 안전망은 정치적 영역을 떠나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정부와 국회는 전세사기특별법을 즉각 개정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철빈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물론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정권도 바뀌었지만, 현장의 피해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억대의 대출 상환 압박, 강제 퇴거의 공포를 매일같이 느끼고 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공동위원장은 "보증금의 최소 50%는 회수할 수 있는 최소보장 방안이 전세사기 특별법에 도입돼야 한다"며 "피해자들의 죽음을 멈출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 뿐"이라고 거들었다.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대책위 위원장은 대구의 최근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선정 요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워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국토교통부는 LH의 피해주택 매입으로 구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는 강조하지만 배당금과 경매차익금 지급까지 완료된 사례는 777호, 전체의 6.5%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가 넓다"고 꼬집었다.
한편 특별법 개정안은 '피해자 선구제-비용 후회수' 등 원칙을 담고 있어 피해자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2024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 수순을 밟기도 했다.
정권이 바뀐 뒤 진보 정당을 중심으로 피해자 요구를 반영한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지만 여러 쟁점으로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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