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쓴 자랑 좀 할게, 근데 왜 이리 슬픈지"…1억 성과급 하이닉스 직원 훈훈

보육원 방문해 간식 기부 인증 "학창 시절 다짐, 실행…아이들 행복하길"
"당신의 마음은 워런 버핏보다 더 부자", "성과급 500%도 아깝지 않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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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에서 1인당 1억 원이 넘는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 직원의 '반전 자랑글'이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직원이라고 밝힌 직장인 A 씨는 최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오늘 자랑 좀 할게. 나 돈 좀 쓰고 왔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SK하이닉스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세종시 조치원에 위치한 한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을 위한 간식을 전달한 경험을 공유했다.

A 씨는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소비를 하고 왔다"며 "오늘은 돈을 쓰고 왔는데 아깝단 생각도 1도 들지 않는다. 남들이 보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행복한 소비였다"고 적었다. 그는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피자 10판과 과일, 간식, 견과류 등을 직접 준비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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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화로 물어보니까 애들이 견과류를 많이 못 먹는단 얘길 듣고 견과류도 종류별로 다 사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창 시절이 너무 힘들어서 그때 취업하고 자리 잡으면 꼭 보육원에 기부도 하고 맛있는 거 사서 보내준다고 다짐했는데, 그걸 이루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며 "갔다 오니까 행복하면서도 너무 슬픈 그런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또 "차 타고 집에 오는데 왜 이렇게 슬픈 건지 모르겠다. 그냥 내가 위로를 받고 온 건가 싶고, 아이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게 아닐까 봐 속상했다"며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까 더 마음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이번 경험을 통해 돈의 의미를 새롭게 느꼈다는 그는 "지금까지 아등바등 살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돈을 돈답게 쓴 기분"이라며 "남에게 베푼다는 게 꼭 부자들만 하는 건 아니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사라는 게 내가 위로를 받고 온 기분이라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심경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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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 씨는 추가 글을 통해 "혹시나 보육원 가볼 생각이 있다면 미리 연락해 보고 뭐가 필요한지 미리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생필품이나 초코파이 같은 과자들은 또 처음 오시는 분들이나 후원이 많이 들어와서, 전화하시면 뭐가 필요한지 알려주시더라"고 설명했다.

사연이 전해진 뒤 많은 응원을 받았다는 A 씨는 "충분히 많은 응원을 받은 것 같아. 너무 감사한다"며 "글 하나하나를 보면서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많단 걸 느꼈다. 모두 올 한 해 찬란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성과급 받아서 부동산이네 외제차 산다는 기사만 본 것 같은데 정말 너무 감동적인 글이다. 어찌 이리 맘이 따뜻할까 보육원에 있는 아가들 맛난 피자로 포식했을 거야. 너의 남은 인생에 더 따뜻한 온기가 가득하기를 바랄게"라고 응원했다.

그 밖에도 "저분은 성과급 500% 줘야된다", "저분의 마인드는 워런 버핏보다 더 부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승승장구할 듯 많이 배우고 갑니다" 등 칭찬릴레이를 이어갔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47조 206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영업이익의 10%가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책정되면서, 전체 임직원 수 약 3만 3000명을 기준으로 단순히 계산할 경우 1인당 PS는 약 1억 40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