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키오스크' 반쪽짜리 의무화…예외 많아 "현장 안 바뀐다"
키오스크 없으면 설치 의무 없어…소규모 매장은 사실상 '방치'
복지부 "키오스크 없는 매장은 의무 없다"…장애계 "달라질 것 없어"
- 권준언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유채연 기자 = 장애인과 고령자 등이 키오스크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벽 없는 무인정보단말기(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운영 의무화가 전면 시행됐다. 다만 제도 적용이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는 경우'에 한정되는 데다 예외 범위가 넓어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28일)부터 바닥면적 50㎡ 이상의 근린생활시설 등에서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할 경우 원칙적으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사용해야 하며, 키오스크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장치도 설치해 장애인을 위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다만 이번 조치가 사실상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무화 대상이 '키오스크 설치·운영'을 전제로 하는 만큼, 바닥면적 50㎡ 이상 업장이라도 애초에 키오스크를 두지 않으면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키오스크가 없는 매장이면 설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설치 의무 대상에서 예외로 분류된 △바닥면적 50㎡ 미만 소규모 근린생활시설 △소상공인기본법상 소상공인 사업장 △테이블오더형 소형제품 설치 현장에 대해선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대신, 일반 키오스크와 호환되는 보조기기(소프트웨어) 설치 또는 보조인력 배치·호출벨 설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소규모 매장에선 사실상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예외 업장은 보조기기·소프트웨어 설치 대신 '보조인력 배치·호출벨 설치'만으로도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데, 이 경우도 별도 인력을 상시로 두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이 장애인의 주문을 돕는 방식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정책이 자영업자는 물론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실효성 있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재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차장은 "장애인 관점에서는 '어디를 가야 눈치 안 보고 이용할 수 있나'가 달라진 게 없다"며 "호출벨이나 보조인력은 보조 수단일 뿐인데, 그것만으로 된다고 하면 현장은 달라질 게 없다"고 지적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업주 입장에선 키오스크를 업장에서 아예 철수하면 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예컨대 '장애인 고객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지침이 내려오면 애초에 엘리베이터 설치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정부가 정책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제도 설계 단계부터 '장애 포괄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상공인 입장에선 어쩌다 한 번 올지 모르는 장애인 손님을 위해 비용을 들일 만한 유인이 없다"며 "결국 정부가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번 정책처럼 사후적으로 문제를 보완하기보다, 사전에 장애 포괄성을 엄격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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