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집 도어락 뜯은 경찰 "오인 신고 탓"…5시간 열어두고 사과도 없었다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가정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엉뚱한 집 도어락을 뜯은 뒤 5시간 동안 문을 열어두고 손실도 제대로 보상해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 JTBC '사건반장'에 이 같은 제보를 한 20대 여성 A 씨는 서울의 한 아파트에 반려견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날은 A 씨가 야간 근무를 마친 뒤 오전 7시 30분쯤 귀가했을 때다.
당시 현관문에 설치돼 있어야 할 도어락이 사라진 상태였고, 현관문에는 '신고 처리 중 오인으로 파손됐다. ○○지구대로 연락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모에 연락처만 적혀 있었다.
부서진 도어락은 현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집안 곳곳은 어질러져 있었다. 평소 반려견이 밖으로 나갈까 봐 닫아두던 방문들은 모두 열려 있었고,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카펫 위에는 신발 자국도 남아 있었다. 다행히 반려견은 겁에 질려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집 안을 확인한 뒤 곧장 해당 지구대에 연락했고, 홈캠도 확인했다. A 씨에 따르면 '왜 이렇게 급하게 문을 땄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가정 폭력 신고가 들어왔는데 A 씨 집으로 주소를 잘못 듣고 출동했다. 당시 신고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서 강아지 소리를 위급한 인기척으로 오인해 강제로 문을 개방했다"고 답했다.
홈캠 영상에는 경찰이 문을 세게 두드리자 놀란 반려견이 우리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도어락을 뜯고 들어온 경찰은 신발을 신고 들어와 집안을 살폈다. 아울러 경찰이 엉뚱한 집을 개방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듯 "와 큰일 났다 이거"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A 씨는 "오인 신고였지만 가정폭력 건이니까 현관문이 부서졌어도, 그만큼 위급한 상황이었으니까 이해한다. 경찰 나름의 역할을 한 거니까"라며 "다만 우리 집이 아닌 걸 알고 난 이후 대처가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귀가 후에야 문이 뜯긴 사실을 알게 됐다. 가장 문제는 5시간 동안 문이 개방된 상태로 있던 거다. 누군가 들어올 수도 있고, 귀중품을 훔쳐 갈 수도 있고, 혼자 있던 반려견이 밖으로 나갔을 수도 있다. 경찰은 제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에게 연락을 안 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아파트 경비원에게 A 씨의 전화번호를 물어봤지만 안 가르쳐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비원은 "경찰은 A 씨가 돌아오면 지구대로 연락 좀 하게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그게 끝이다"라며 입장 차이를 보였다.
A 씨는 "사건 이후 경찰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고, 손실 보상 범위나 절차에 대한 구체적 안내도 없었다"라며 "답답한 마음에 이달 초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게 과연 적법한 강제 개방이었는지, 개방 이후 사후 절차는 적법했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민원을 접수한 지 사흘 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경찰은 "심려 끼쳐 죄송하다. 찾아뵙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시냐"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답장하지 않고 경찰과 만나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저러는 게 불쾌하더라. 손실 보상도 따로 문의했으나 '수리하고 나서 경찰에 영수증 첨부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 100% 보상은 안 될 수도 있다'고 안내하더라"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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