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거부한 학폭 가해자…예비 신랑도 외면, 예비 시모가 대신 빌었다

"중요 부위 때리고 욕설…SNS 폭로하자 가해자들 사과"
주동자는 사과 안 해…예비 신랑은 "둘이 해결해" 모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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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어린 시절 학교 폭력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고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여성 A 씨(25)의 제보가 지난 11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됐다.

충남의 한 소도시에서 자란 A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학교 폭력을 당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타지역으로 떠나 예전보다는 잘 지내고 있지만, 고향에 갔다가 가해자와 마주칠까 봐 두려운 마음에 부모님도 잘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주동자 여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제 SNS에 찾아와 악플 달고 조롱했다. 같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주동자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라며 "지나가는 절 붙잡고 속옷 훅을 푼다거나 'XX빵'이라고 해서 중요 부위를 주먹으로 때렸다. 복도에서 눈 마주치면 어깨빵하고 밀치고 욕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한 명이 주도적으로 괴롭히니까 다른 아이들도 가담해서 저를 괴롭히는 게 마치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라며 "학교 옥상에서 여러 명한테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고, 다른 학교 선배들이 불러내 제 휴대전화를 박살 내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 아픈 기억은 A 씨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3년 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A 씨도 용기를 내 SNS에 학폭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후 가해자들에게 사과받아 마음이 조금 편해졌으나, 주동자는 "A 씨가 내 가방을 뒤진 적 있어서 그때부터 널 안 좋게 봤고 난 사과를 못 하겠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저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 가해자가 직접 만나서 대화 좀 하자길래, 두려워서 거절했다. 그러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주동자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JTBC '사건반장')

당시 A 씨는 주동자의 예비 신랑 SNS에 웨딩 화보가 올라오자, '난 여전히 힘든데 얘는 결혼까지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 예비 신랑에게 메시지 보냈다.

A 씨는 "결혼 전에 당신 여자 친구보고 제 연락처 차단 풀고, 사과할 생각은 없는지 물어봐 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예비 신랑은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문제면 둘이 해결해라. 제삼자인 제가 나서서 이래라저래라할 것도 아니고 관심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물어봐달라는 건 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참다못한 A 씨는 주동자의 예비 시어머니에게 직접 연락했다. A 씨가 "(예비 며느리가) 일진 무리를 결성해서 여럿이서 저를 많이 괴롭혔다"고 하자, 예비 시어머니는 "괴롭힘을 당했다는 얘기죠? 내가 대신 미안하네. 얘기 들어보니까, 아줌마가 사과할게요. 충분히 이해하고 내가 무릎 꿇고 빌고 싶다. 안타까워 죽겠네,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가해자로부터 "그땐 우리 사이가 안 좋았다. 너와 만나서 대화 나누고 싶다. 내가 사과해야 할 부분을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A 씨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만나는 건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우리는 사이가 나쁜 관계는 아니었다. 나는 장기간 집단 따돌림과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라며 "누군가가 나에 대해 어떤 말을 전했다는 이유만으로 날 폭행하거나 성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일에 대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과받지 못했다. 여전히 원망스럽고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주동자는 "예전으로 돌아가면 미성숙한 행동을 하지 않을 거다. 미안하다. 내 사과로 너의 마음이 조금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라고 답했다.

A 씨는 "주동자가 사과했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난 지금도 고통스럽다"라고 호소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