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병원, 국소마취제 비급여 이중청구로 5년간 540억 더 받아"

"의심 의료기관 현장조사하고 부당청구 환수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로고/경실련 제공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건강보험 수가에 이미 포함된 국소마취제 비용을 병원이 비급여로 다시 받아 간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최근 5년간 약 540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접 조사에 나서 이중청구액을 환수하고, 비급여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비급여 국소마취제 부당 이중청구액 환수 및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비급여 국소마취제 이중 부당 청구 환자 피해 추정액이 5년간 약 540억 원으로 나타났다"며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비급여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소마취제는 도뇨·방광경검사·유치카테터 설치 등에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제로, 현행 건강보험 기준상 수가에 이미 재료비가 포함된 '산정불가' 항목이다. 이 경우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급여로만 청구할 수 있을 뿐 환자에게 별도 비급여 비용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제약사가 같은 성분의 국소마취제를 비급여 제품으로 내놓고 병원들이 이를 선택해 쓰면서, 심평원에는 급여로, 환자에게는 비급여로 사실상 비용이 두 번 청구되는 이른바 '이중청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설명이다.

특히 경실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의약품정보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2024년 5년간 국소마취제 비급여 제품 출고액은 67억6000만 원에서 85억1000만 원으로 2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급여 제품 출고액은 13억7000만 원에서 14억8000만 원으로 7.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출고단가 역시 비급여 제품은 6259원에서 7479원으로 19.5% 올랐지만, 급여 제품은 1만 4663원에서 1만 4595원으로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경실련은 "급여 제품은 수가가 정해져 있지만 비급여 가격은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하면서 매년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상급종합병원 비급여 고지 가격과 비급여 출고단가·출고량을 토대로 출고된 비급여 국소마취제가 모두 사용됐다고 가정해 환자 청구액을 추정했으며, 그 규모가 최근 5년간 543억8800만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부당한 비급여 사용이 10여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당한 비급여 사용은 건강보험제도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국민 의료비 부담을 키우는 행위"라며 △부당 청구 의심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조사 △이중청구 확인 시 환수 △비급여 의약품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