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아내에게 "에이 안 죽어, 보험 많이 들걸"…시모는 "멍청하다" 막말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암 투병 중인 여성이 남편과 시어머니의 무관심한 태도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 씨는 1년 전 건강검진에서 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보험사에서는 소액 암으로 분류되는 암이었다.

소식을 들은 남편은 "그거 로또암이잖아. 당신 로또 당첨됐네. 진단금 나오면 나도 좀 나눠주는 거지?"라며 농담을 했다.

A 씨는 "남편이 원래 눈치 없고 공감 능력이 부족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저렇게 얘기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후 정밀 검사 결과 A 씨는 이미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된 상태여서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런데도 남편은 "에이, 이 암 안 죽어. 괜찮아. 이럴 줄 알았으면 보험 좀 더 들어둘 걸 그랬다"라는 말까지 했다.

A 씨는 수술 전 항암 치료를 먼저 받기로 했는데도 남편은 딱 두 번 병원에 같이 가주고는 회사 일이 바쁘다면서 더는 같이 가지 않았다.

아내에게 눈칫밥까지 줬다. 어느 날 남편은 소파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손에 쥔 채 "여기 수북한 거 다 당신 머리카락이다. 제발 돌돌이 좀 꼭 해라"라면서 쏘아붙였다.

A 씨가 가발을 맞춰 쓰고 남편에게 보여줬을 때도 남편은 "이제야 좀 사람 같네"라고 이야기했다.

시어머니는 수술받고 막 정신이 돌아올 때쯤 A 씨에게 전화해서는 "O기가 되도록 그걸 모르고, 의사가 멍청하다고 안 하더냐?"라고 물었다.

A 씨는 "본인도 약간 답답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겠지만 제가 딸이어도 그런 말을 했을까 싶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뒤통수 맞은 것처럼"이라고 털어놨다.

게다가 병문안을 오겠다는 시어머니는 당일 아침에 전화해 "비가 많이 오니까 빨래를 널어야 해서 오늘은 못 가겠다"라고 했다.

이후 병문안을 온 시어머니는 오자마자 "우리 아들 밥은 누가 챙겨주냐"라며 걱정했다. 그러더니 "너 사돈댁에 얘기했냐"고 물었다.

A 씨가 "걱정하실까 봐 얘기 안 했다"라고 하자 시어머니는 "사돈댁에는 꼭 얘기해야 한다. 사돈이라도 집에 와서 살림 챙겨줘야지"라고 했다.

(JTBC '사건반장' 갈무리)

남편의 무관심한 태도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A 씨가 진통제를 깜빡하고 못 먹은 날 아파서 끙끙 앓다가 약과 물을 갖다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도 휴대전화 충전기만 챙겨서 쳐다보지도 않고 출근했다.

A 씨는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집안 살림에 남편 밥까지 챙겨야 했다. 가족이나 지인들이 걱정할까 봐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A 씨를 두고 남편은 혼자 외출하고 놀러 다니기에 바빴다.

그러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동창들끼리 연말 모임을 이유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와도 되겠냐고 물었다. A 씨가 "마음대로 하라"고 하자 남편은 "됐어. 안 가. 내가 가면 눈치 주고 안 가면 또 내가 열받고"라며 되레 화를 냈다.

박지훈 변호사는 "협의 이혼이라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부부간에 부양과 협조 의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혼인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과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욕을 못 하는 게 아쉬울 정도의 상황이다. 저런 사람과 같은 공간과 같은 방 안에서 어떻게 숨을 쉬고 있나. 전업주부이면 (이혼이) 쉬운 결심은 아닐 거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일은 없을 것 같다"라고 위로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