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관봉권 상설특검 출범 한 달…강제수사 이어 진위 확인 박차
'관봉권 띠지'는 무엇인가…압수·수색 통해 자료 확보 집중
'쿠팡 퇴직금 미지급' '불기소 외압' 두 갈래 수사 박차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무혐의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상설특검팀(특별검사 안권섭)이 수사 기간 한 달을 보냈다.
특검팀은 한 달간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초석을 다져왔다. 최대 90일까지 가능한 수사 기간 중 3분의 2가 남은 시점에서 특검팀은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진위 확인에 주력할 방침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6일 서울 서초구 센트로빌딩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열고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60일이며, 한 차례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30일을 연장할 수 있어 최장 수사 기간은 총 90일이다.
특검팀은 남부지검 등이 연루된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인천지검 등이 연루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무혐의 외압' 의혹, 공통적으로 검찰 수사를 둘러싼 두 가지 의혹에 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19일 한국은행 발권국에 대한 수색검증영장을 집행하며 특검팀 출범 이래 첫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특검팀은 한국은행 관봉권(제조권 및 사용권)의 제조, 정사, 보관, 지급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관봉권이 어떻게 다뤄지고, 띠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먼저 확인하며 의혹의 바탕이 되는 정보들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수사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이달 2일 대검찰청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도 집행했다. 이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던 대검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압수수색에선 대검이 가지고 있던 관봉권 사건 검찰 내부망 메신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대검은 감찰 결과 띠지를 잃어버린 실무진의 실수가 있었지만 지휘부의 은폐 지시는 없다고 판단했다.
'봐주기 감찰' 여부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라 메신저 내용을 통해 대검의 감찰에서 의도적으로 덮은 부분이 있었는지도 특검팀은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자료 분석을 마치는대로 의혹 관계자들을 줄소환할 전망이다.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 이희동 전 남부지검 1차장 검사, 박건욱 전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장 등이 관계자들로 지목됐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며 발견한 현금다발 1억6500만 원 중 5000만 원을 묶었던 관봉권 띠지가 증거물 보존 과정에서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검찰 상부에 보고됐지만 감찰은 진행되지 않았고, 김건희 특검에 사건을 이첩하면서도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대검이 감찰을 진행했지만 윗선의 지시나 고의가 없다는 내용의 감찰 결과를 법무부에 보고해 '봐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또다른 의혹인 쿠팡 자회사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무혐의 외압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관계자들을 줄소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팀은 쿠팡CFS의 퇴직금 미지급 혐의와 근로자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 이 사건에 대한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의 외압 의혹 총 두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4일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 제보자인 김준호 씨를 지난해 12월 31일에 이어 참고인 신분으로 재차 소환해 조사했다.
김 씨는 이날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쿠팡이 주장하는 순수 일용직에 대해 순수 일용직이 아닌 상용직으로 보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쿠팡이 작성했던 '블랙리스트'가 일용직 근로자 명단이었던 경위와 이 명단 등재 여부가 일용직 근로자의 퇴직금 지급에 미친 영향 등을 들여다보며 김 씨를 조사했다.
김 씨는 2022년 11월부터 5개월간 쿠팡CFS 호법물류센터 인사팀에서 근무하면서 이른바 'PNG 리스트'라고 불리는 '블랙리스트' 문건을 활용해 취업 지원자들을 배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김씨는 퇴사 이후 이를 언론에 공익 제보했다.
쿠팡 CFS는 2023년 5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퇴직금을 체불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쿠팡 CFS는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퇴직금품 지급 관련 규정을 '일용직 근로자도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한다'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다.
또한 쿠팡은 변경된 취업규칙을 규정 개정 전인 2023년 이전부터 적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동시에 4주 평균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이 한 주라도 발생하면 그때까지의 근속을 모두 초기화하는 이른바 '리셋 규정'도 도입됐다.
특검팀은 쿠팡 근로자의 '상시 근로자성'을 주요하게 따지고 있다. 쿠팡 근로자들의 상시 근로자성이 인정된다면 퇴직금 미지급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이 사건의 불기소 처분도 부당했다는 판단이 가능해 특검 수사의 발단이 됐던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의 외압 의혹 폭로에도 힘이 실린다.
특검팀 수사의 발단이 된 의혹 폭로의 당사자인 문 부장검사도 지난해 11일과 14일 특검팀에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문 부장검사는 첫 조사에 응하며 특검팀에 진정서와 사건 경위 등을 설명한 자료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쿠팡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12월 23일과 24일 쿠팡 본사와 쿠팡CFS 사무실에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집행하고, 23일에는 이른바 '비밀 사무실'로 불리는 쿠팡 강남 사무실과 엄성환 전 쿠팡CFS 대표이사를 압수수색 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의혹 관계자로 지목된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와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당시 부천지청장)와 신가현 검사(당시 사건 주임검사) 사무실, 엄성환 전 쿠팡CFS 대표의 변호인 권선영 변호사 주거지와 의혹을 폭로한 문지석 검사(당시 부천지청 부장검사)의 광주지검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어 특검팀은 의혹 관계자들을 불러 대면 조사했다. 같은 달 29일 신 검사와 30일 쿠팡 취업규칙 변경 승인심사를 한 서울고용노동청 동부지청 근로감독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던 문 검사는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3부 부장검사 재직 당시 부천지청장이었던 엄 검사와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였던 김 검사가 핵심 증거를 누락하고 무혐의 처분을 압박했다고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폭로하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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