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전현희 표적감사 의혹' 최재해·유병호 등 공소제기 요구

직권남용 등 혐의…감사보고서 위원들 열람 버튼 없애
국회서 제보 부인한 권익위 기조실장 제보 사실 확인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10.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표적감사' 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6일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등에 대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로 최 전 감사원장, 유 감사위원, A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B 전 감사원 기획조정실장, C 전 감사원 특별조사국장, D 전 감사원 특별조사국 제5과장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E 전 국민권익위 기획조정실장도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앞서 전 전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2년 감사원이 허위 제보를 토대로 본인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감사를 시작했다며 최 전 감사원장과 유 감사위원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는 유 감사위원이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사무처가 조은석 당시 감사위원을 빼놓은 채 전 전 위원장 감사 보고서를 위법하게 시행·공개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공수처는 수사 결과 최 전 감사원장과 유 감사위원이 규정을 무시하고 감사원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주심위원의 열람·결재 버튼을 없앤 뒤 주심위원 열람·결재 없이 사무처 독단으로 감사보고서를 시행했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주심위원들이 시행을 지연시키지 않은 것으로 봤고, 전산시스템 결재 내역을 조사한 결과 최 전 감사원장을 비롯한 피의자들이 주심위원에게 결재 상신된 뒤 1시간여 만에 전산을 조작해 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통상적으로 감사위원회의 변경의결 이후 시행까지 평균 18~19일 기간이 소요됐고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사의 경우엔 2개월 이상 걸렸던 경우도 많았지만, 이 사건 감사보고서의 경우, 지난 2023년 6월1일 감사위원회의 변경의결 이후 같은 달 9일 당시 기준으로 8일밖에 지나지 않아 시행 지연 상황이 결코 아니었다는 게 공수처의 설명이다.

또 공수처는 감사보고서 본문 내용을 감시위원 전원이 심의해 확정하기로 의결했지만, 사무처가 독단으로 확정해 감사보고서를 시행한 것으로 파악해 감사위원들의 심의·확정 권한을 침해했다고 봤다.

아울러 피의자들은 감사원 전산시스템 관련 용역업체 직원들을 불러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접속한 다음, 결재 관련 데이터들을 삭제하며 주심 감사위원의 확인·열람 결재·반려 기능 등 주요 기능을 상실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수처는 "감사의 공정성과 적법성을 훼손하고 감사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중대한 공직범죄 사건"이라며 "사건 관계인의 진술, 전산시스템 결재 내역, 감사원 전산시스템 서버의 데이터 변경 내역, 감사원 쇄신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공소제기 요구 사유를 밝혔다.

공수처는 전 전 위원장의 비위 의혹을 감사원에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E 전 국민권익위 기획조정실장이 2022년 8월 1일 권익위원회에 대한 감사에서 감사 총괄이었던 D 전 감사원 특별조사국 제5과장을 직접 만나 제보한 사실도 확인했다.

E 전 실장은 2022년과 2023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제보자로 지목되자 거듭 부인한 바 있다. 공수처는 E 전 실장이 전 전 위원장의 의혹을 감사원에 제보해 '표적 감사'가 이뤄지도록 하고도 허위 답변한 것으로 의심하며 수사해왔다.

감사원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해 △위원장과 언론사 편집국장 오찬 △위원장 관사 관리 비용 △위원장 근태 △위원회 고위 직원 징계 등 10여개 항목과 관련해 권익위를 특별 감사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