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짧은햇님, 먹방하며 30㎏ 감량?…'나비약' 죽은 사람도 있다" 약사 경고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44·본명 김미경)이 '주사 이모'에게 다이어트약을 받아 복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현직 약사가 해당 약이 마약류에 해당한다며 "절대 먹지 말아라"라고 경고했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어떤 약사'에서 약사 박지인 씨는 "많은 분이 '입짧은햇님은 저렇게 먹고도 30㎏이나 뺀 거야?'라고 배신감 들면서도 무슨 약일지 궁금할 거다. 근데 저는 기사에 나온 약을 보자마자 알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저도 이 약을 많이 조제해봤다. 과거에 정말 많이 처방된 조합이다. 녹차 추출물, 나비약이라고 통칭하는 펜터민, 이뇨제, 카페인과 진통제가 섞인 약, 항우울제, 간장약, 위장약 조합인데 요즘은 이 조합으로 안 쓴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해당 조합의 약을 과다 처방받아 복용하던 손님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제가 근무 약사 시절에 통통한 여성분이 처방받으러 오셨다. 이 조합으로 약을 받아 가셨다. 다음날 또 오셨길래 부작용을 설명해 드렸다"라며 "매번 그렇게 일주일 안에 같은 조합으로 두 세트씩 처방받았다. 그분이 처방을 6~7번 정도 받으셨다. 두 명 앞으로 3~4번씩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약국에 경찰이 찾아왔다. 그분이 돌아가셨다더라. 의료 기록을 전부 떼어 간 걸로 봐서 이 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약을 기사에서 보자마자 '어? 그분이 받아 가신 약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약 모양만 달랐다. 저는 당시 디에타민을 썼고, 기사에는 푸리민이더라. 디에타민, 펜터민, 푸리민 모두 '나비약'이라 통칭한다"고 부연했다.
박 씨에 따르면 나비약은 식욕억제제 1세대로, 최근 많이 쓰이는 위고비나 마운자로와 달리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따로 금고에 보관하고 유통도 철저히 막고 있다.
박 씨는 "나비약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증가한다. 이게 많이 나오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각성, 흥분 상태가 된다. 엄청 들뜨면서 식욕이 사라진다"라며 "단기간 체중 감소 효과는 매우 뛰어난 편이다. 몸이 흥분된 상태로 오래 지속되면 점점 처음에 느꼈던 흥분감, 식욕 억제가 둔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비약'은 내성이 빨리 생겨 사용 기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며 "권고는 4주 이내, 특별한 경우는 3개월 이내로 사용이 제한돼 있다"고 했다.
또 박 씨는 "나비약은 구조식은 조금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암페타민 계열이다. 필로폰과 비슷한 계열의 약물이라 보면 된다"라며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과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효가 좋지만 빠르게 사라지고, 부작용이 센 것을 보완하기 위해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디에타민, 위장약 등을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고 한다.
박 씨는 "약효가 상충하는 약이 한 번에 들어가면 뇌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겠나. 각성제와 안정제, 또 다른 각성제와 진정제가 동시에 들어오다 보면 뇌가 적응을 못 한다"라며 "상충하는 신호가 동시에 들어오면 뇌는 혼란에 빠진다. 예측이 안 되기 때문에 정신과 질환으로 발전하기가 굉장히 쉽다"고 했다.
끝으로 박 씨는 "이 약을 중단하게 되면 식욕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요요도 엄청 온다. 동시에 무기력증도 같이 와서 우울증으로 빠지거나 다시 약에 손을 댄다. 이게 중독의 시작"이라며 "뭐든 정석으로 하면 힘들지만 그게 옳다. 느리더라도 안전하고 옳은 길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입짧은햇님은 박나래와 친분이 있는 이른바 '주사 이모'에게 다이어트약을 받아 복용하는 단골손님이었고, 이 약을 박나래에게 건네는 전달책 역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짧은햇님은 지난 1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됐다. 같은 날 그는 '주사 이모'가 의사인 줄 알았다며 "제가 여러 사정들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피고 신중하게 처신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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