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나도 맛있다"…인플루언서 판매 '3만원대 파치귤 10㎏' 곰팡이 범벅

"일일이 손으로 선별…껍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
'자체 환불' 시정 명령…"돈 받고 쓰레기 보냈네" 비난

(SNS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인플루언서가 "일일이 손으로 선별했다"며 파치귤 10㎏을 3만 원대에 판매했다가 논란이 일고 있다. 구매자들이 실제로 받은 귤은 곰팡이가 피어 썩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인플루언서 A 씨를 통해 파치귤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A 씨는 최근 "껍질 얇고 속이 꽉 찬! 가정용 혼합과. 귤 맛있기로 유명한 효돈귤. 컨테이너로 붓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선별해서 보낸다"라며 "귤 당도는 15~18브릭스(Brix)이다. 못나도 맛있다. 택배비 포함 10㎏에 3만 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실제 배송받은 귤의 상태는 심각했다. 곰팡이가 피어 썩거나 물러 있었고, 말라비틀어진 귤, 벌레가 파먹은 귤 등이 뒤섞여 있었다.

한 구매자는 "귤 하나 때문에 밤새 뒤척였다. A 씨를 믿고 구매했는데,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한다. 예쁜 귤은 보조제를 써서 그런 거라고, 이게 더 나은 귤이래서 믿었다. 근데 믿음의 대가로 돌아온 게 외면이라니"라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구매자 역시 "나는 제주도 귤이 먹고 싶었을 뿐인데 이런 상품이 배송 올 줄 몰랐다. 가정용 혼합과(크기·등급이 뒤섞인 과일) 라면서요. 이 귤을 어떻게 사랑하는 가족들 입에 넣을 수 있냐? 딸 사진 올려놓으셨던데 똑같은 귤을 아이에게 주신 게 맞냐"고 꼬집었다.

심지어 제주도 감귤 조례에는 생산자 단체와 품질 검사가 필수이나, A 씨가 판매한 귤 상자에는 검사필도 없고 등급만 '특'이라고 적혀 있었다. 결국 일부 구매자들은 A 씨가 감귤 조례를 위반했다며 신고에 나섰다.

구매자들의 공분이 커지자, A 씨는 "감귤을 유통하는 업체 사장은 저와 지인 관계로, 제게 귤이 나왔으니 먹어보라고 해서 여러분이 받은 귤과 동일한 일명 파치 감귤을 전해 받았다"라며 "제가 먹어본 바 맛있었기 때문에 사장님의 판매 제안을 수락했고, 기존 가격에 제가 받아야 할 수수료는 없는 대신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낮춰달라고 부탁드려서 공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A 씨는 "제가 현장에서 귤을 포장할 때는 파과나 너무 마른 귤은 선별했지만, 그 이후나 그 이전 선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사장님이 문제없이 잘해주실 거로 기대했다"라며 "'현행 감귤 조례의 핵심은 당도'라고 하셔서 문제없을 거로 생각했다. 먹는 알맹이가 중요하지, 껍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행정관 조사 결과, '자체적으로 환불하라'는 시정 명령을 받았다며 "현재 업체 측에서 해결 의지가 없어 보여서 제가 자체적으로 처리해 드리겠다. 곧 환불을 위한 창구를 마련하겠다. 부족한 사람이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돈 주고 쓰레기를 샀네", "저런 걸 3만 3000원에 팔았다고? 짬처리 아니냐", "파치를 팔아도 먹을 수 있는 걸 팔아야지. 양심 없다", "곰팡이도 파치로 치냐? 돈 받고 음식물쓰레기 처리하네", "다 썩어 문드러진 걸 보냈네", "농장에서 그냥 주는 파치귤도 저것보단 상태 좋았다", "세상에. 공짜로 준다고 해도 안 받을 상태네", "애초에 10kg 3만 3000원에 파는 것도 너무 비싸다" 등 공분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