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외래 비급여 '거품' 1조1341억…1위 병원은?
경실련, 비급여 실태 분석…공공 9.7%·민간 15.0%
세브란스 1868억 거품 최다…삼성서울 1011억·서울아산 690억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비급여 '거품'이 1조 원이 넘는 것은 물론 비급여를 포함한 진료비와 사망비 등 병원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정보와 지표가 '깜깜이'로 공개되지 않아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상급종합병원 외래·입원 비급여 실태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비급여 가격 관리 제도가 부실해 의료기관의 고가 과잉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비급여 진료 내역 전체 보고 및 가격 상한제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45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비급여 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보건복지부에 보고된 회계자료를 토대로 총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의 비율을 산정한 것이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45개 병원의 평균 외래 비급여 비율은 13.6%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공공병원(12곳)은 평균 9.7%였으며 민간병원(33곳)은 평균 15.0%로 나타나 공공·민간병원 간 비급여 비율 격차는 5.3%p에 달했다.
지역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 22곳의 평균 외래 비급여 비율은 17.3%, 비수도권 23곳은 10.1%로 7.2%p의 격차를 보였다.
비급여 비율이 가장 높은 병원은 인하대병원으로 28.5%에 달했다. 반면 가장 낮은 병원은 화순전남대병원으로 5.4%에 그쳤다. 최고 병원과 최저 병원 간 외래 비급여 비율은 5.3배 차이를 보였다.
경실련은 공공병원의 3년 평균 외래 비급여 비율(9.7%)을 '기준선'으로 삼고, 이를 웃도는 병원들의 초과분을 '비급여 거품'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45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년 평균 외래 비급여 비율이 9.7%에 미치지 못한 11개 병원을 제외한 34개 병원을 대상으로 거품액을 산출했다.
그 결과 이들 병원의 3년간 비급여 진료비 약 3조4107억 원 중 '거품'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1조1341억 원에 달했다. 비급여 거품액이 가장 큰 병원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약 1868억 원이었다. 삼성서울병원(1011억 원)과 서울아산병원(690억 원)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고가·과잉 비급여 진료를 방지하고 깜깜이 병원 선택 해소를 위해 병원별 건강보험 보장률과 비급여율 등 의료의 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의 입원·수술 기능에 전념하도록 외래 비중과 비급여 비율을 병원 평가 등에 반영해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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