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민주당 정치인 지원' 발언에…특검 '편파 수사' 논란
특검 "특검법상 수사 대상 아냐…수사기관 인계"
-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을 하며 고가 물품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통일교 전 간부가 과거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도 지원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야당 등을 중심으로 특검의 '편파 수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은 통일교의 '정경유착' 의혹 수사 초기인 지난 8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의원 2명에게 각각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는 교단 자금으로 민주당 의원 15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이외에도 정치후원금과 출판기념회 책 구매 등을 통해 지원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재판에서도 교단이 다수의 민주당 정치인에게 '어프로치'(접근) 했고 민주당과 가까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2017∼2021년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평화서밋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어프로치(접근)했고, 그중 두 명은 한 총재에게도 왔다 갔다"고 말했다.
2022년 교단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윤 전 본부장은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통일교는 이 행사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재판에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받을 때도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며 "국회의원 리스트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팀과) 면담할 때 수사보고서에 충분히 말했다.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동안 특검팀은 통일교와 국민의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또 2023년 3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의원을 지원한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왔다.
민주당에 관해서는 별다른 수사 상황을 알리지 않아왔고 윤 전 본부장의 발언으로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야당을 중심으로 '편파 수사' 논란이 제기돼 특검팀은 해명에 나섰다.
특검팀의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윤 전 본부장의 법정 진술 등과 관련해 "진술 내용이 인적, 물적, 시간적으로 볼 때 명백히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이를 수사기관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일교 수사 과정에서 문제 된 한학자 씨(통일교 총재) 도박 혐의에 대해 특검이 물적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수사하지 않은 것과 동일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올해 8월 윤 전 본부장을 구속기소 한 이후 한 전 총재 수사 과정에서 파악했고, 이후 사건기록화했다고 설명했다.
오 특검보는 "금년 8월경 윤 전 본부장 구속기소 후 윤 전 본부장 변호인 참여 하에 진술거부권 고지한 상태에서 법정에서 한 진술 관련 내용을 청취하고 서명날인 받은 후 내사사건 번호를 부여받아 사건기록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지 사건도 수사 대상인데 특검팀이 수사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법상 수사대상으로 하고있는 것들에 관련된 인지를 의미한다"고 답했다.
야당은 특검팀을 향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의 지난 5일 재판에서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민주당 하청 특검"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통일교 게이트가 열렸다"며 "통일교 돈 받아먹은 정치인들, 덮어준 하청특검 싹 다 처벌하고 퇴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의원들은 돈 받아먹어도 되는 특권층인가"라며 "순직해병 특검이 공수처장을 기소했듯이 검찰은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검팀)의 직무유기 혐의를 당장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i_na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